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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복지 줄이는 은행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0-17 01:20

돈 안 되면 고객 편의성은 뒷전으로
한 해 수수료익 5조, 사회공헌 하락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 추구에 매몰돼 고객 편의를 줄이는 등 금융복지를 외면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이 어려운 고령층을 배려하지 않고 ATM 숫자를 꾸준히 줄이고 있으며 동전 교환같은 일상 서비스는 돈이 안 된다고 난색을 표한다. 여기에 사회공헌까지 줄이고 있다.

이미 충분한 수익 규모를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비해 어렵다는 이유로 위험부담을 고객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왔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이 줄고 영업 환경이 어려워져 예전처럼 편의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은행의 수수료이익은 4조 9500억원으로 전년(4조 5800억원)보다 7.9% 늘어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수수료 이익이 5조인데 ATM 비용 줄이는 은행들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인 KB국민(행장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ㆍ신한(행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ㆍKEB하나(행장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ㆍIBK기업(행장 권선주)은행은 모두 ATM 관련 수수료를 20% 선에서 줄줄이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은행 영업시간 중 ATM으로 10만 원 초과 금액을 이체할 경우 수수료를 기존 800원에서 1000 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5월,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6월에 ATM 이용 수수료를 올렸다. KB국민은행은 10만 원 초과 금액에 대해 수수료 1000원을 부과했으나 100만 원 초과 시 1200원으로 인상했고, 타행 ATM에서 출금할 경우 100원 올렸다.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 7월 ATM 입출금 및 송금 수수료를 200원 인상했다.

우리은행(행장 이광구)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한다. 오는 27일부터 ATM을 이용한 출금ㆍ송금 수수료를 200~250원 인상할 방침이다. 영업시간 중 우리은행 ATM으로 타 은행 계좌에 10만 원 이상 이체할 경우 수수료는 기존 750원에서 1000 원으로 250원 인상된다. 타 은행 ATM에서 우리은행 카드로 영업시간 외 출금할 경우 기존 800원에서 1000 원으로 오른다. 또 하루에 ATM으로 동일 계좌에서 2회 이상 돈을 인출할 경우 2회부터 수수료는 800원이된다. 기존 수수료는 600원이었다.

국내 은행들이 자동화기기(ATM·CD)를 운영해 연간 15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관련 수수료를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흐름에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ATM 숫자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올 상반기 2만 9249개서 2만 8778개로 471개 줄였다. 우리은행이 243개로 가장 많이 줄었고 국민은행도 148개가 축소됐다.

그러나 전체 비대면 자금이체 거래 건수에서 CD/ATM기기 이용 비중(37.9%)은 여전히 높고 지방의 경우 은행 접근성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ATM이 가진 공익적인 역할이 크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이라는 입장 때문에 ATM적자를 감수하고 있으며 지방 은행의 경우 오히려 ATM을 더 늘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집계된 시중 6대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2조 5264억원으로 국내은행(17곳) 수입의 75%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554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4282억원, 우리은행 4606억원, KEB하나은행 3816억원, 농협 3831억원 기업은행 3189억원 순이다.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많이 거두는 은행들이 오히려 고객 편의를 고려치 않고 비용 절감에만 나선 것이다.

◇ 돈 안 되면 뒷전으로, 사회 공헌도 줄어

은행들의 금융 복지를 무시한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동전 교환 같은 일상 서비스 제공도 미적거리고 사회 공헌 활동도 인색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말 동전의 누적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은 21.9%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22.3%보다 0.4%p 하락한 것이다. 동전의 누적 환수율이 하락한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은행은 과도한 동전 발행 비용을 아끼기 위해 동전 교환운동까지 벌이고 있으나 시중은행들은 동전 교환에 난색을 표한다.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동전 입금이나 교환 서비스가 은행의 법정 의무가 아니어서 동전을 들고 지점을 방문해도 딱히 환영받지 못한다.

은행의 사회공헌지출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은행별 사회공헌활동 예산집행현황 자료를 보면 2013년 5886억원에서 2014년 5012억원, 작년 4610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올해 6월말 지출금액은 1080억원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대기업의 사회공헌지출이 전년 대비 6.8%(1,872억)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현금배당금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은행의 3년간 현금배당금 총액은 6조 3286억원으로 2013년 1조 2979억에서 2015년 2조 3888억으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은행들은 총 자산도 늘고 순이익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총자산규모는 2013년부터 늘어 올해 1분기에는 1418조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3년간 은행의 당기 순이익도 흑자를 이어갔다.

은행권 영업이익은 3년간 22조 6881억이었으며 이 중 4대 은행(신한·우리·하나·국민)이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의 사회공헌지출 비중은 40% 수준에 불과했다. 충분한 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 배당만 늘리고 사회 공헌은 계속 줄이고 있는 것이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시중은행의 이익을 창출해주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이 사회공헌사업을 선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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