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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조급한 언론플레이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7-18 05:40 최종수정 : 2016-07-18 14:12

우리은행, 조급한 언론플레이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한 통의 메일이 왔다. 한 언론사 보도에 관해 해명자료가 담긴 것으로 우리은행이 보낸 것이었다. 이광구 은행장의 해외 IR 성과가 과장되었다는 어느 매체의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는 대응 자료였는데 여기까지는 흔히 벌어지는 정상적인 홍보활동으로 보였다. 그러나 해명 자료 마지막에 달린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성공적인 민영화 추진을 저해하는 기사에 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임’이란 내용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 메일 문구를 보고 “우리은행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해당 언론사에만 항의 표시를 하면 모르겠는데 전체 메일로 이런 문구를 넣었다는 것은 언론과 은행 간에 오해의 소지를 부를 수도 있겠다”라는 평을 남겼다.

‘성공적인 민영화 추진’이라는 말의 뜻은 모호하고 이를 저해하는 기사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언론의 궁금증은 당연한 것이고 사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절차에 따르면 될 일이다. 최근엔 우리은행이 입맛에 맞지 않는 대상에 대해 어떻게 행동할지 추측하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달 초 우리은행은 공적자금위원회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우리은행 우리사주 조합의 경우 성명서까지 내며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공적자금위원장을 맹비난했다. 이유는 윤창현 공자위원장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은행 매각 후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과점주주가 되는 투자자가 증자에도 참여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기 때문이었다. 유상 증자를 민영화를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언급한 것인데 이럴 경우 기존 주식 보유자들은 손해를 볼 수도 있고 단기적으로는 우리은행 매수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 입장에서 가치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4번의 매각 작업을 실패했고 이번에 5번째 매각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필사적이다. 그만큼 외부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올해 초부터 올라간 우리은행 주가는 민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 부풀렸다.

그러나 민영화가 된다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는 기대는 희망사항에 가깝다. 국내 은행들의 수익 저하와 세계 경제의 불안 요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에서 다른 시중은행들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우리은행의 자신감을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반응들은 우리은행이 조급함을 가진 것이 아닌가라는 안타까움을 갖게 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화를 숙원으로 삼고 스스로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임기는 올해 말에 끝난다. 올해 초부터 해외 IR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15일 현재 1만원 근처인 주가는 민영화의 기본 조건이라 할 수 있는 1만 3000원에는 아직 많이 못 미친다. 우려스러운 점은 조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우리은행이 무리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현재 주가를 올해 말까지 30% 가까이 올리는 방법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실적처럼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을 수 있다.

스스로 극단으로 모는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계속 줄어들어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은행이 성공적인 민영화를 하길 바라고 너무 늦지 않게 결과물이 나오길 원한다. 다만 그것이 꼭 올해 안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줬으면 한다.

우리은행은 이미 4번의 민영화 작업에 실패했다. 기대만으로 조급하게 움직여선 안 되고 신중하게 접근해 확실하게 처리해야하는 이유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은행장 연임과 관련해 정해진 기간 내로 결과물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도 만족하면서 투입된 세금이 제대로 회수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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