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건의한 신동빈닫기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지주사격으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서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19.07%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이다. 동시에, 일본 롯데홀딩스 소속의 L투자 회사 12곳이 72.65%의 호텔롯데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에 대한 실제지분은 90% 이상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 8.83% △롯데알미늄 12.99% △롯데리아 18.77%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한국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만큼, 이번 주총에서 승기를 잡는 쪽이 한·일의 롯데그룹을 모두 장악할 수 있다.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표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는 신 회장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모두 승리하며‘신동빈의 원롯데’ 체제를 구축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검찰이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며 상황이 반전됐다. 이번 수사 범위는 오너가와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 까지 미쳤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자택 등이 압수수색을 당한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어 사이트에 긴급 성명을 냈다.
그는“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라며 “이달 말 정기 주총에 앞서 일본 롯데홀딩스와 종업원지주이사회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 자리를 열길 요청한다"고 밝히며 본격적인 반격행보에 나섰다. 신 전 부회장은 이와 함께“신동빈 회장은 즉시 한국으로 돌아가 의혹을 해명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3차전에 대비하고 있다. 신 회장은 14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발언하는 등 이번 주총에서의 승리를 장담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총의 캐스팅 보트는 종업원지주이사회가 쥐고 있다.
종업원지주이사회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로, 지분 27.8%를 보유하며 주총 승리 여부의 키를 쥐고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 27.8% △임원지주 6% △신동주 전 부회장 1.6% △신동빈 회장 1.4% △신격호 총괄회장 0.4% 등으로 분산돼 있는데,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장악한 상태이다.
신 회장은 지난 주총들에서, 종업원지주이사회의 지지를 통해 광윤사를 업고있는 신 전 부회장을 눌러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원인을 신 회장에게 전가하며 종업원지주이사회의 표심을 얻는데 사활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