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번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신 회장의 경영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비난 여론을 내세우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동생 신 회장의 리더십에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명분이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는 신 회장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모두 승리하며‘신동빈의 원롯데’ 체제를 구축한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신동빈 롯데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해달라'는 주총안건을 이사회에 제기하며 본격 반격에 들어간 바다.
1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달 말 한·일롯데의 지주사 격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이 열리고 이날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이 상정된다.
이같은 신 전 부회장의 반격행보는 롯데그룹과 신 회장의 자택 등이 압수수색을 당한 10일에도 드러났다.
10일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어 사이트에 긴급 성명을 냈다. 그는“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라며 “이달 말 정기 주총에 앞서 일본 롯데홀딩스와 종업원지주이사회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 자리를 열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와 종업원지주이사회에 이같은 요청을 한 이유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일 양국을 어우르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이 일본롯데홀딩스, 즉 일본인 주주들의 손에서 결정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지주이사회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하며 주총 승리 여부의 키를 쥐고있다. 반면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각각 1.4% 와 1.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경,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어 사이트에 “신동빈 회장은 롯데를 70년에 걸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신격호닫기

아울러 13일, 신동주 전 부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호텔롯데 회계장부에 대한 분석 작업이 마무리됐다”며 “검찰 수사 내용을 지켜보고 우리가 가진 자료로 행동에 들어갈지 결정하겠다”고 발언했다.
신동주 전 회장 측은 그동안 롯데쇼핑·호텔롯데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통해 롯데로부터 회계장부를 제공받고, 분석 작업을 진행해왔다.
김 변호사는 이날 호텔롯데 회계장부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했다고 말했으며, 이를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신 전 부회장측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이를 공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의 경영권에 대한 반격을 가하는 현재, 신 회장은 멕시코에 머물고 있다.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신 회장은 14일, 미국 석유화학업체 액시올과 롯데의 합작 법인이 건립하는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당초 신 회장의 귀국예정일은 16일 경 으로 계획됐으나 그가 예정대로 귀국할 지는 미지수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미국일정을 마친 후 일본으로 가, 신 전 부회장의 반격에 맞서 표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고있다. 롯데 관계자는“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때까지 일본에서 머물며 주주들을 살피고, 추후 주총 일정에 따라 귀국일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