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관련 기업들의 가시적인 성과에 힘입어 바이오제약 생산능력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글로벌 제약사 유치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에 대한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 제약 기업들을 유치 못하면 고부가가치 연구개발(R&D), 해외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성공은 어렵다고 조언한다. 이는 즉,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향후 글로벌 제약 기업 유치가 필수적이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바이오제약 강국으로 떠오른 아일랜드, 싱가포르가 세계적 제약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유사한 수준의 정책지원 방안을 마련해 경쟁력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먼저 바이오제약과 관련, 글로벌 제약사와 R&D센터를 싱가포르 수준으로 유치할 경우 2030년에 지금보다 3배가량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전자치료제, 백신 등 주사약의 형태인 바이오의약품은 영업이익률과 성장률이 높아 세계 각국이 투자하는 유망산업이다.
◇ 해외 경쟁국의 현황
바이오산업 기반이 없었던 아일랜드와 싱가포르의 경우는 클러스터 조성,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 제공 등 국가 차원의 종합 정책을 추진해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 바이오제약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일랜드의 경우는 세계 최저 법인세율과 연구소, 병워 등이 갖춰진 바이오클러스터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맞춤형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740억원을 들여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설립해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거점으로 부상하는 등 최근 5년간 약 4조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또한, 정부 주도의 정책지원으로 성공한 사례에 속한다. 글로벌 제약사 투자 유치를 목표로 15년간 270억 달러의 정책 자금을 투입해 R&D와 생산 중심의 대규모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전액 국비 지원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더불어, 첨단기술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글로벌 제약사에게 15년간 면세 또는 감면 등의 파격적인 세제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서 글로벌 10대 제약사 가운데 7개사가 상가포르에서 생산설비를 가동중이며, 본사를 비롯해 R&D 센터, 제조설비 등 대규모 진출이 이뤄졌다. 이 덕분에 싱가포르 바이오산업 또한 생산액은 6배, 고용인력은 3배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바이오클러스터도 없으며, 글로벌 제약사가 가장 중요시 하는 법인세도 경쟁국인 아일랜드나 싱가포르보다 크게 높은편이다. 더불어, 아직 제대로 된 생산인력 교육 시설이 없어, 아일랜드나 싱가포르로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글로벌 제약사 진출 후보국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 글로벌 제약사 유치를 위한 방안은?
세계적인 제약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아일랜드와 싱가포르의 전략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전경련은 R&D, 제조·생산, 영업·지원 등 특화된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고 대학, 연구소, 병원 등 유관 시설을 갖춰 기초연구, 인력양성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아일랜드, 싱가포르와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세제 인센티브를 마련하기 위해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조세특례 조항을 적용해 15년 면세 또는 5∼15%로 세금 감면을 제시했다. 아일랜드처럼 클러스터 인근 대학에 교육에 필요한 시설, 장비를 갖춘 ‘바이오 생산 전문학과’를 개설하자는 제안도 했다. 고유상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글로벌 기업 생산공장과 R&D 센터를 1개씩 유치하면 최대 2조1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에 1만3000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분석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