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르다. 신속하다. 안전하다. 그리고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것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과물이 도출되고 있는 핀테크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문장들이다. 금융사 중심의 기존 금융거래를 벗어나 IT기술과 결합된 핀테크는 새롭고, 안전하고 신속하다는 장점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할 것이 있다. 핀테크는 결국 ‘금융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점이다. 블록체인, 스크래핑, 비트코인 등 IT기술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금융산업의 발전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들은 복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원한다. 단순히 금융거래의 장점만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힘들다. UX·UI도 기존의 딱딱한 금융기법으로 접근한다면 쉽게 질릴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 이는 사향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쓰지 않는 기술은 존재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좋은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적용이 필요한 이유다.
이에 따라 핀테크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본다. 새로운 기술의 장점을 설명하는 것은 당연하고 좋은 것이지만 기술이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금융소비자들의 성향이 변화됐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최근 방문한 한 핀테크 업체 대표이사는 ‘핀테크는 소비자와 연애하듯이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접근방법은 기존 금융산업의 접근법을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음푸쿠와 은행은 은행 창구에 복합 문화공간을 설치, 음악·영화·도서 등의 콘텐츠를 은행 거래를 하면서 소비자가 즐길 수 있다. 이를 통해 또 다른 금융산업의 수익이 늘어나는 추세다. 안타깝게도 금융산업은 아직도 딱딱한 느낌이 있다. 막 출발선에 선 핀테크 역시 금융산업을 기반으로 하기에 부드러운 느낌이 없다.
금융소비자가 산업간 융합을 추구한 복합서비스를 요구하듯이 핀테크 역시 ‘인문학’을 통해 고객의 관심이라는 또 다른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