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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려면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4-08 14:52 최종수정 : 2016-04-08 15:30

핀테크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려면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세종대왕 시대 관료들이 훈민정음 창제에 반대한건 사대주의 뿐만은 아니었다. ‘권력 독점’이다. 당시 모든 지식은 한자로 쓰여있었다. 한자로 쓰여진 지식은 관료들이 독점했던 셈이다.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이 지식을 습득하기는 어려웠다. 왕정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해도 한자가 ‘지식 장벽’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관료들은 지식을 독점하고 나라를 휘두를 수 있었다. 지식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한 훈민정음은 혁명 그 자체다.

금융권에도 고객의 삶을 이롭게 할 ‘혁명’이 등장했다. 바로 핀테크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 합성어로 모바일을 통한 결제, 송금, 대출, 자산 관리, 크라우드펀딩 등 각종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을 말한다. 은행은 물론 카드사, 심지어 금융권과 관련 없는 포털사이트까지 앞다퉈 핀테크 ‘퍼스트 무버(First Mover)’임을 내세우고 있다. 간편 결제 서비스나 P2P 대출 등 나름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도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를 내세운 웹드라마 ‘초코뱅크’를 내세우기도 했다. 핀테크는 서비스 뿐 아니라 보안에서도 혁명이라 불린다. 다수의 사람에게 계약사항이 공개돼 계약 내용을 바꿀 수 없고 ‘블록체인’이 기존 보안시스템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며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핀테크를 말하는데, 정작 국민은 핀테크를 모른다. 업계관계자조차도 “블록체인이니 뭐니하는데 너무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국민과 업계관계자가 핀테크를 모르는건 핀테크가 말그대로 어렵기 때문이다. 핀테크 서비스를 만드는건 업계와 정부지만 핀테크를 이용 ‘당하는’건 국민이다.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가 함께 서비스를 의논해야 발전이 된다. 특히 보안 쪽은 국민의 자산을 관리하는 부분이므로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핀테크는 전문가 분야일 뿐이다. 전문가들끼리 ‘알아서’ 보안시스템을 만들고 나중에 사고가 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온다.

핀테크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려면 국민과 함께하는 핀테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핀테크가 좀 더 쉬워야 할 것이다. 보안 분야 핀테크가 어떤 원리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국민이 어떻게 안전하게 내 자산을 맡길 수 있는지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 정부 당국은 한국이 핀테크가 뒤쳐져 있다며, 금융 후진국이라며 꾸짖기보다 국민에게 핀테크를 적극 알리는데 힘써야 한다. 홍보라고 하며 ‘핀테크’와 전문용어만 난무한다면 제2의 핀테크 정보유출 사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핀테크가 훈민정음이 되기를 원하는가 기득권의 전유물인 한자가 되기를 원하는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핀테크는 국민과 함께하는 핀테크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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