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중공업의 보행재활로봇 임상시험 장면.▲ 대우조선행양의 용접로봇 캐디.
국내 중공업 회사들도 관련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속속 사업에 진출하는 등 미래 먹거리 준비에 분주하다.
미국 의료 조사기관 윈터그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재활로봇 시장 규모는 2014년 500억원에서 2020년 2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의료 헬스케어 로보틱스는 의료·헬스케어의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기술을 융합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첨단 분야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로봇과 의료서비스를 결합한 패키지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 현대중, 로봇·의료서비스 결합
이번 패키지사업은 보행재활로봇을 설치하고 실제 환자들을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로봇을 이용한 질환치료 체계를 정립하고 의료로봇의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을 함께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 병원과 요양기관의 추가적인 실증을 거쳐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9월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의료로봇 ‘모닝워크’를 선보이며 첨단 로봇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모닝워크는 질병이나 사고로 불편을 겪는 환자의 재활치료를 돕는 보행 로봇으로, 기존 장비보다 2배로 효율성을 구현했다.
이로 인해 모닝워크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2015년 시장창출형 로봇 보급사업에 선정되는 등 현재 전국 병원에 공급되고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진행하고 있는 ‘미래성장동력 과제’ 사업자로도 선정됐으며 내년까지 사업을 진행한다.
현대중공업은 모닝워크 같은 보행재활로봇 외에도 환자이동보조로봇, 종양치료로봇, 정형외과수술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신현수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국산 의료자동화기기 보급에 협력키로 했다”면서 “의료자동화 로봇 사업은 2018년 세계 시장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산업”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본업 부진으로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면, 대우조선해양은 본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에 투신한 경우다
◇ 대우조선, 본업 활성화 위해 로봇 개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쇄빙 천연가스(LNG)운반선의 선체용접을 수행하는 소형 용접로봇을 개발했다. 캐디라고 불리는 이 용접로봇은 야말 LNG 프로젝트를 위해 탄생했다. 쇄빙 LNG선의 경우 일반 LNG가 아닌 얼음도 깰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기후에 맞춰 배의 용도도 변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 로봇에 주력하고 있다”며 “본래 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로봇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쇄빙 LNG선의 경우 얼음을 깨야 하기 때문에 내부 철재 간격이 좁다. 선박 내부 작업 시 기존에는 사람이 들어가 작업했지만 내부에 철재들이 깔리고 블록 사이가 좁아 작업할 만한 공간이 없어 용접로봇이 투입된다.
이 같은 협소한 공간을 위해 자동으로 용접할 수 있도록 용접로봇은 16㎏의 초소형으로 제작됐다. 기존 용접로봇이 60㎏인 것에 비하면 25% 수준이다. 용접방식도 두꺼운 후판을 용접하기 위한 일반용접방식이 아닌 특수한 용접 방식이 쓰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요접로봇 투입으로 기존보다 생산성이 35%이상 오르고, 원가도 척당 45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 엄항섭 전무는 “캐디 용접로봇 개발로 쇄빙선박의 생산성이 높아졌다”며 “생산 효율을 높일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구 계획안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