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계좌는 출시일인 지난달 29일 이후 이달 25일까지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총 5만8000여개가 개설됐고, 유입된 돈은 2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말까지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 2007년부터 2009년 말 사이에 해외 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19조5000억원에서 50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때문에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20조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한 달간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중국 주식형 펀드다. 중국의 증시가 저점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판매액 상위에는 피델리티 글로벌배당인컴 펀드,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펀드, 이스트스프링 차이나드래곤A 펀드, 신한BNPP 중국본토RQFII 펀드, KB 차이나H주식인덱스 펀드 등이 올라 있다.
투자유형별로는 해외 상장주식투자펀드가 279개로 주류를 이루고 있고, 재간접펀드가 31개, 국내에 상장된 해외상장지수펀드(ETF)가 10개 등이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의 초기 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주요한 원인은 올 초부터 보인 국내외 불안한 금융시장 양상 탓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해외 주식형 펀드를 통해 돈을 잃었던 투자자들의 관망세도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해외펀드 투자자가 가입 펀드를 비과세용으로 바꾸려면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점 역시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게다가 전 금융권의 관심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마케팅으로 집중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이슈가 소홀해졌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아직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의 성공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시장의 목소리다. 글로벌 증시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고, 초저금리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펀드로 쏠릴 이유는 충분하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소득 기준 등에 따른 제한이 없어 내년까지 누구나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비과세 기간은 10년이고 중도 인출(환매) 때도 세제혜택이 적용된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