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포스코는 매출 58조1920억원, 영업이익은 2조4100억원을 달성했다. 포스코는 같은 기간 평가손실 1조5640억원, 연결기준 9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부진이 자회사 실적 부진과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해외 투자 자산의 가치 감소,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부채 평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는 올해를 턴어라운드(기업회생)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선 권오준닫기

포스코가 자신 있는 핵심 기술을 키워 확실한 수익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권 회장이 이날 위기를 넘길 수 있는 포스코의 대표적 기술이 ‘파이넥스’공법이라고 강조했다. 석탄 등을 이용해 쇳물을 만들어내는 파이넥스 공법은 포스코의 독자적인 기술 중 하나다.
포스코는 이 기술에 관심 있는 해외 기업들이 많아 현재 20여 곳과 기술 수출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포스코는 이란과 이달 안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도 권 회장은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이란에 파이넥스 방식의 제철소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공사는 2조원 규모로, 포스코는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인도 민영 철강사인 우땀갈바메탈릭스와 합의각서를 체결했으며, 우땀갈바그룹과 파이넥스 기술 수출도 협의하고 있다.
올해 포스코는 해외 시장 공략과 함께 제품 다양화에도 주력한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고급제품 판매량을 전체 판매량의 48.5%까지 늘리고, 고급 제품 강종수도 2000건이상 양산을 추진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구조조정도 서두른다. 지난해 7월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포스코가 계열사 정리에도 주력하는 것. 포스코는 올해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하고, 그룹차원에서 1조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에만 34개사를 정리한 포스코는 2017년까지 95개사를 정리한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으로 포스코는 부채비율을 낮추고 있다. 순차입금을 5조7000억원 줄여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78.4%로 낮췄다. 포스코 별도 부채비율은 19.3% 수준이다. 회사 정상화를 위한 권 회장의 의지는 이달 초 단행한 임원인사에도 잘 반영됐다.
통상 포스코는 3월 정기주총에 맞춰 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성과를 바탕으로 한 조기 인사를 시행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정기임원인사는 110명이 감소한 259명 수준으로 임원 수를 30% 감축했다.
철강 마케팅 전문가인 황은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포스코가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업게는 풀이했다. 신임 한찬건 포스코 건설 사장도 경영역량을 인정받았으며,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을 역임한 이영훈 신임 포스코켐텍 사장 역시 이차전지를 비롯한 신사업을 주도할 임원으로 이번에 평가받았다.
권 회장은 재무투자본부 역시 기술투자본부로 개편해 앞으로 연구개발(R&D) 비중을 높인다는 의지도 이번에 내비쳤다. 권 회장이 기업 체질개선과 조직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강도 쇄신에 주안점을 두고 인사를 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구조조정 외에도 고부가가치 강재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손실부분도 장부상의 환율변동 때문에 해외에 있는 자산 가치가 감소된 것으로 평가돼 회계에서 빠졌을 뿐”이라며 “내년까지 95개의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올해 시장 분위기는 포스코에 나쁘지 않다.
지난달 리커창 중국 총리는 철강 산업 구조 조정안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향후 5년 간 매년 1000억위안의 예산을 투입해 철강과 석탄산업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국내외에서 중국산 철강제품과 경쟁하는 우리 업체들에게 중국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은 수혜”라며 “철강판매량 절반을 해외로 수출하는 포스코가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