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을 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경제 불황에 북한발 리스크까지 더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일요일에 미사일을 발사해 월요일인 8일부터 수요일인 10일까지 설 연휴로 이어져 북한 미사일 발사 리스크가 당장 국내 경제계에 전달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동안 북한발 위기가 찾아왔을 때 빠른 시일 내 경제 및 금융계가 회복했던 학습효과로 인해 충격에 대한 여파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엔 그 때와 사정이 다를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G2리스크와 국제유가 급락 등에 따른 신흥국 불안 및 수출 위축과 내수시장 침체화가 북한 리스크와 겹쳐질 경우 그 효과는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로 인해 개성공단 등의 남북경협 사업 또한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신용 등급 제약 요인으로 북한 리스크를 들었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의 경우엔 지난해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등급 올렸던 요인 중 하나를 북한 리스크에 대한 완화로 들었던 만큼 이번 북한 도발 사태로 인해 국가 신용등급 평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이번 4차 핵실험으로 인해 저유가·G2 리스크 등의 경제 불안 요소에 북한 리스크라는 요인이 추가됐다. 앞으로 피치, S&P, 무디스 등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와 경제계는 연초부터 악재가 겹치게 됐다.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성 일로에 있다는 것도 북한 리스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장 지난 달 G2 경제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최근 바오치 시대의 끝을 선언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둔화 비율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전 발표된 1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8.4를 기록하며 11개월째 기준선 5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 1월 정부 제조업 PMI 또한 49.4로 2012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더불어 미국 1월 제조업 PMI 또한 48.2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르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미국의 제조업 PMI 지수는 지난 2년 간 가장 저조한 수준”이라며 “미국 제조업은 수요 저조와 달러 강세, 에너지 부문 투자 침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유가 현상으로 인한 수출 제품 단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 리스크가 터졌다. 최근 신에너지 개발 분위기로 인해 석유 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와 저유가에 대한 체질개선이 요구되는 상황 속에 터진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는 한국 경제에 불안 요소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그동안 경험을 보면 북한발 리스크로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 기간은 많이 짧아졌다”면서도 “여러 군사적인 문제가 발생해도 닫은 적 없던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에는 남북 경협에 타격을 받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오전부터 북한발 리스크 진화에 나서고 있다.
7일 오전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각각 비상 대응회의를 열고 글로벌 시장동향과 전망을 살피고 상황별 위기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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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