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은 4일 임성기 회장이 보유한 한미약품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90만 주를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등 그룹 직원 2800명에게 이번 주 안으로 무상 증여하고 공시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에게 증여될 주식 총량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1.6%이며 임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4.3%다.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지난달 30일 종가(12만90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1100억원 규모다. 한미약품 직원 1인당 평균 4000만원어치 상당의 주식을 받게 된다.
임성기 회장은 "큰 성취를 이룬 주역인 한미약품 그룹의 임직원에게 고마움을 느꼈다"며 "한미약품 그룹 임직원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베링거잉겔하임 등에 총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마다 주가가 크게 뛰면서 작년 1월초 주당 1만5200원이던 한미사이언스는 작년 말 12만9000원으로 8배 이상 올랐다.
한미약품이 지난해에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R&D 투자 덕분이었다. 한미약품은 2014년 연매출의 20%, 지난해 9월까지는 매출 7276억 원의 19%인 1380억 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약가 인하 정책으로 대부분의 제약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은 2012년에도 연매출의 13.5%(910억 원)를 연구개발에 썼다.
국내 기업체 대표가 전 직원에게 자기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자동차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성우하이텍 이명근 회장은 직원들에게 273억 원대의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한 바 있다. 그러나 1000억 원대를 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임 회장은 지난해 연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