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우리나라는 올해 교역 1조달러 달성이 어렵게 됐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우리의 주요 수출국의 경기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서다. 앞서 2011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교역 1조달러를 달성한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이 기록을 유지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수출 부진은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유가로 인한 단가 하락이 주요인이다.
여기에는 2004년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수출 1위 국가로 부상한 중국 경제의 완만한 상승도 힘을 보태고 있다. 종전 중국은 10%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고속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당초 전망치인 7% 성장세 보다 낮은 6.9%, 내년에는 6.8% 각각 성장할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게다가 미국의 최근 금리 인상으로 외국 자본이 대거 한국을 이탈할 경우 국내 투자도 위축되면서, 기업 경영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 20일 발효되면서 내년 수출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게 위안이다. 내년 미국과 EU와의 FTA 시너지도 확대될 전망이라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다소 개선될 조짐이다.
2011년 발효된 한-EU FTA는 점진적 시장 개방에 이어 이달 중순부터는 전체 발효에 들어갔다. 내년 발효 4년차를 맞는 한-미 FTA도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2.1%, 수입은 3% 각각 늘어, 무역수지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흑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내년 가전제품과 일반기계, 자동차, 정유 등 수출 효자 종목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산업군의 경우 올해대비 수출부진 폭이 축소되고, 정보기술(IT)제조업과 기계산업군 수출 역시 소폭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규모가 큰 반도체와 조선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관측이다.
내년 유가와 환율은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권이 내년 총선에 전력을 쏟고 정부의 수출 활성화 지원책이 지지부진 할 경우 우리나라 경기는 여전히 세계 경기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세계경제는 선진권과 개도권의 성장세가 개선되면서 올해(3.1%)보다 높은 3.6%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