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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만들기’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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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1-30 00:14 최종수정 : 2015-11-30 07:49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이윤학 소장

 ‘금수저 만들기’
“반짝인다고 다 금이 아니며, 모든 사람이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것은 아니야” 돈키호테에서 산초판사가 그의 아내 테레사에게 한 말이다.

1719년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가 영어로 번역되면서 이 구절로 인하여 처음으로 은수저가 부의 상징으로 등장하였다. 이 덕분에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his mouth)라는 영국속담도 생겨났다. 부유한 환경,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시니컬하게 사용되고 있다. 은수저보다 나은 금수저가 나오는가 하면, 그보다 못한 형편의 사람을 동수저, 흙수저까지 지칭하면서 젊은 세대들의 자조감 섞인 한탄이 나오고 있다.

◇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자산비중 증가, 고도성장기 과실 자녀에게 전이

최근에는 ‘흙수저 빙고게임’이 인터넷상에서 떠돌면서 자신이 흙수저 인지를 판별하는 테스트까지 나왔다. 스물 다섯 칸의 빙고판에는 ‘집에 비데가 없음’ ‘고기요리를 주로 국물형태로 먹음’ ‘일년에 신발 한 두개로 번갈아 신음’ ‘차가 없거나 연식이 오래됨” 등과 같은 항목들이 있는데, 이를 한 줄로 완성하면 흙수저로 인증되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젊은이들의 장난이지만 여기엔 그들만의 자조감이 스며들어 있다.

심지어 인터넷에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의 자산과 소득 기준까지 버젓이 돌고 있다. 부모의 자산이 20억원 이상에 연간소득이 2억원 이상이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으며, 은수저는 자산 10억원에 소득 8천만원 이상, 동수저는 자산 5억원에 소득 5천5백만원이상, 그 아래는 흙수저 란다. 사실 금수저는 부의 기준으로 볼 때 대략 상위 1%, 은수저는 상위 3% 수준이다.

이젠 아예 상위 0.1% 수준 이상인 자산 30억원 이상에 가구의 연간소득 3억원 이상의 ‘다이아수저’까지 나오고 있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확대되다 보니, 놋수저, 플라스틱 수저까지 나오고 ‘흙수저 빙고게임’에서 해당사항이 10개 이상이면 ‘하층민’이라는 농담까지 나온다.

정말 씁쓸하다. 이러니 젊은 세대들이 ‘헬조선’이니, ‘N포세대’니 하는 신조어들이 그들간에 통용되는 모양이다. 헬조선은 헬(Hell:지옥) + 조선(한국) 이라는 말이다. 즉, 지옥 같은 한국을 비하한 말이다. N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 이후, 5포세대, 7포세대를 넘어서서, 모든 것을(N개) 다 포기했다는 의미에서 N포세대 라고 한다. 흙수저 계급론 이후 나오는 분노와 거부감, 자포자기이다.

그런데 이런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은 과연 타당한 걸까? 최근 어느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자산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27%였던 상속증여 비중이 1990년대에는 29%, 2000년대에는 무려 42%까지 상승하였다. 자신의 1천만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면 이중 자신이 직접 축적한 자산은 580만원이고, 420만원만을 부모로부터 물려 받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산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1980년대 19.1%에서 1990년에는 17.5%로, 2000년대에는 12.1%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고도성장기의 과실이 부모세대에서 자식세대로 빠르게 이전이 되고 있으며,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저성장국면일수록, 저금리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수저 흙수저론은 상당부분 당위성을 갖는듯하다. 그러니 많은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노력이 아닌 상속 등을 통하여 형성된 부를 가진 자들에게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마치 3루타를 치고 나간 줄 착각한다’라고 비난을 한다.

◇ 저성장, 저금리시대 본격화, 현명한 자산관리 필요

자! 그러나 언제까지 비난만 할 수는 없다. 분노를 긍정의 힘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젊은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노오력’(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노력하라고만 하는 경우, 노력을 비꼬는 말)이라고 비아냥댈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위해 나의 후대를 위해 성공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실 매년 10%이상 성장하던 고도성장기엔 기회가 많았다. 물가가 높았지만, 금리도 고금리였고, 부동산가격도 계속 상승세였다. 그래서 저축이든, 투자이든 자산을 축적할 기회도 많았다. 그러나 이젠 저성장, 저금리시대이다. 그렇다고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시대엔 금융투자상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막연히 예전처럼 저축만으로 해결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 시중은행 정기 예금금리가 1%대 중후반인데, 물가상승률에 세금까지 제하고 나면 1%대 아래로 실질금리가 떨어진다. 금리 1%인 저축상품의 원본이 2배로 늘어나는 기간은 무려 69년이 걸린다. 즉, 1% 금리를 받는 저축상품에 1천만원을 넣어두면 69년이 지나야 2천만원이 된다. 그런데 금리(수익률)이 2%가 되면 35년, 수익률 4%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하면 원본이 2배로 늘어나는데 17년으로 줄어든다.

이제 차분히, 그리고 끈기 있게 스스로 금수저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로또가 당첨되지 않는 이상 하루아침에 금수저가 될 수는 없다. 금수저를 마냥 부러워하고 비아냥거릴 필요도 없고, 흙수저라고 자포자기를 해서는 더욱 안 된다. 처음부터 어떻게 3루타를 칠 수 있나? 번트도 대어보고, 내야땅볼도 쳐봐야 한다. 1루를 밟아야 2루도 가고, 3루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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