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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IB 역량 키워 기업-금융 윈윈”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6-29 00:48

산업은행 양기호 발행시장실장

“토종 IB 역량 키워 기업-금융 윈윈”
“우리 기업들이 애써 수출해서 번 돈을 해외에서 채권 발행하느라 외국 IB들에게만 수수료로 지불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을 때가 되었습니다.”

양기호 산업은행 발행시장실장의 주장은 경상도 남쪽 억양이 언뜻 언뜻 드러나면서 논지의 여운이 길게 남는다.

“적어도 우리 공기업들이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만이라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주관사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국내 금융기관은 딜을 많이 하지 못했으니 맡기지 못하겠다고 아예 배제하려는 풍토 만큼은 바뀌어야 합니다. 채권 발행규모가 크니까 여러 주관사에게 일을 맡길 때 국내 금융기관에게 기회를 줘야 나중에는 믿고 맡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역사가 100년 이상인 IB들의 업무역량과 네트워크 기반을 하루 아침에 따라잡을 수야 없지만 국내 공기업과 대기업들부터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기회를 줘야 인재도 양성하고 해외 업무도 크게 일으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국내 금융계 외화채권 주선 부문 1위를 달리는 산은이지만 한국물 외화채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순위는 고작 17위에 그치고 있다며 안타까워 한다. 기획재정부가 발행하는 외평채 주관사로 2년 연속 참여하고 있고 석유공사 일감을 5년째 맡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외국 IB들에 수수료를 몽땅 가져 주다시피 하는 시장질서를 바로잡기란 요원하다.

그래서 더더욱 산은이라도 앞장 서서 국내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IB분야에서 딜에 참여하는 업력을 쌓고 네트워크를 확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KDB 마인드를 실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산업은행은 민간 금융회사들이 다루기 어려운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기회를 발굴하면서도 우리가 확보한 딜 중 일부는 다른 금융기관들에게 넘기는 일에도 자주 나서고 있어요.”

실컷 확보한 일감을 왜 다른 곳에 준다는 것일까? 한 편으로는 대한민국 금융계 전체의 역량 성숙과 상생을 실현하는 것이다. 일부를 양보하는 만큼 산은 입장에선 여유가 생긴 자금공급력을 수요가 있는 기업들에게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묘수라서 즐겨 행한다는 것이다. 통합 산은 출범과 함께 조직개편을 하면서 신설된 채권영업팀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산은이 주선하게된 딜의 절반 이상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운용을 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고 산업은행 비중이 낮아지는 만큼 발행시장실 여러 팀에서 제공할 수 있는 복합금융 기법으로 추가 금융지원을 할 수 있으니까요.”

산업은행 발행시장실은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증권사 IB업무와 상당부분 경쟁관계에 있지만 과거 빚었던 ‘시장마찰’ 논란 가능성을 아예 불식하려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업무 개발 역사를 꾸준히 쓰고 있다. 6월 8일 노무라 싱가폴 법인이 외국 민간상업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들어와서 채권(일명 아리랑본드)를 1500억원 규모로 발행하도록 주선해 줬다.

앞서 올 1월에는 중국 평안보험그룹 산하 평안리스가 산은이 주선한 구조화금융으로 1억 달러 당시 환율기준 10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가는 신기록도 세운 바 있다. 정책금융을 이끄는 기관으로 산은이 새출발 하면서 발행시장실은 △원화의 글로벌화 △국내 공기업 및 기업 외화채권 주선 업무 확대 △구조화금융을 통한 기업구조조정과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을 중점추진업무로 삼았다고 한다.

“사실 첫 번째와 두 번째 모두 쉽지 만은 않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금융기관들더러 우물 안 개구리라고 나무라지 말고 함께 상생하는 지혜를 갖출 수 있기를 정말 바랍니다.”

국내 금융기관의 노하우와 업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외국 IB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주무르지 못하고 국내금융기관과의 경쟁에 따른 비용절감 등 혜택을 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실 민간 금융사라면 현재 수익성을 따져 봤을 때 8개 팀 36명의 인력을 투입하기는 버거울 겁니다. 하지만 미래 새로운 수익기반 확충에 저희 모두 최선을 다할 겁니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왔을 때 외국 민간금융사가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준 것도 그동안 애쓴 결과이니까요”

연기금을 비롯한 보험회사 등 장기투자가 필요한 기관투자가들에게 새로운 항로를 열어줄 수 있었던 것은 먼 앞날을 내다보고 인력양성과 업무노하우 축적의 장정을 걸어왔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더 많은 해외 기관들을 국내 투자가들과 연결해서 원화 국제화, IB업무 강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태동시키는 역할까지. KDB 여러 부서는 늘 무언가 창조한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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