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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칸막이 완화 실효성 ‘글쎄’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6-03 22:15

투뱅크 업무위탁 허용 혜택 미미
정보공유 규제 완화 또다시 불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칸막이 규제 완화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은행에서 외환은행 업무를 보는 등 은행 업무위탁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인 업무위탁을 위해선 전산통합이 돼야 가능한데 지주 내 투뱅크(Two Bank) 체제를 유지하는 하나·외환, 부산·경남, 전북·광주 어느 곳도 전산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지주 자회사 간 정보공유 제한은 여전히 풀리지 않아 진정한 칸막이 규제 완화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도 은행 방카슈랑스 25%룰을 유지하는 조건 아래 가능해질 전망이지만 전업보험사들의 반대는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신한, 농협, 하나, KB 등 9개 금융지주 전략담당 임원들과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 전산통합 없이 업무위탁 불가

이날 임 위원장은 “겸직과 업무위탁 등 시너지 창출을 저해하는 칸막이 규제를 과감히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 간 직원 겸직을 대폭 허용하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같이 지주 내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는 경우 업무위탁 금지를 최소화해 연계영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위탁업무가 허용되면 투뱅크 체제인 하나·외환, 부산·경남, 전북·광주은행의 고객들이 상대 은행에서 입금과 지급 등 기본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업무위탁을 허용하더라도 양행의 전산통합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는 무의미하다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지금 당장 규제를 풀더라도 혜택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인 하나·외환은행이 그나마 업무위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내 조기통합이 타결되면 칸막이 규제 완화 혜택 의미가 사라진다.

부산·경남, 전북·광주은행은 서로 겹치는 지역에서만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들은 점포 접근성으로 중복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경남은행은 울산과 부산이나 부산 인근 부산은행 점유율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만 효과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 전북·광주은행의 경우 고객들의 생활권 자체가 다르다.

이처럼 경쟁력 강화 효과가 미미한 사안이 대단히 큰 결단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이 대부분이다.

◇ 정보공유 규제 언제 풀리나

금융지주 체제 시너지의 핵심인 고객정보 공유 규제는 여전히 막혔다. 금융지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진정한 칸막이 규제 완화라는 평가는 듣기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해 IT업무 외주 인력이 카드사 개인정보를 절취해 유포한 사건 이후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주사 내 자회사 간에 고객 사전 동의 없이 정보제공 가능한 범위가 ‘영업상’ 목적에서 ‘내부 경영관리’로 축소됐다. 고객정보공유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금융지주체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지주사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정보공유 규제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위원장 역시 “지주사의 중요한 역할이 자회사 시너지인데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각 자회사 정보를 모아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고객정보보호 제도가 굉장히 강화되면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시너지를 제공하는 수단이 굉장히 많이 상실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점차 완화해야 한다”면서도 “전제는 국민 신뢰가 쌓이는 것”이라 덧붙여 정보공유 허용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임 위원장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금감원이 지주사들의 정보보호시스템을 평가해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보공유 허용은 불발됐지만 정보공유에 따른 고객통지 절차는 완화됐다. 자회사 간에 고객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우편과 전자메일로 고객에게 통지해야하는 규제에 따라 금융사들의 과도한 비용문제가 제기됐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우편과 전자메일뿐 아니라 홈페이지 공지 등 다양한 방법을 허용할 예정이다.

◇ 전업보험사 반대 난관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도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전업보험사들의 극렬한 반대는 여전히 높은 벽이다.

임 위원장은 “고객이 한 곳에서 자산관리 상담을 받고 여러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복합점포의 의미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밝히며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전업보험사들의 입장을 고려해 “방카슈랑스 룰은 허물 이유도, 허물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보험사의 복합점포 허용은 단지 복합점포 내에 보험사 지점이 입점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업보험사들이 복합점포에 입점한 지주 내 보험사 실적 몰아주기 등 불공정 경쟁에 따른 방카 25% 룰 완화에 촉각이 곤두선 만큼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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