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산와머니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CP(기업어음) 신용등급 ‘A2-’를 부여받았다.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제외하고 신용등급을 받는 대부업체가 드문데다 국내에서 차입한 적이 없는 산와머니라 이례적인 일이다. 참고로 산와머니가 받은 등급은 러시앤캐시(A2-)와 같은 수준이다.
한기평 측은 “대부업종은 산업위험이 높은 수준이나 산와머니의 경우 시장지배력 및 경영관리능력 등 사업항목이 양호하고 수익성, 자본적정성, 유동성 등 재무항목이 우수하다”며 “더불어 주요 경쟁업체의 대부자산이 감축될 예정이라 수익기반이 확대될 것”이라고 사유를 밝혔다.
이는 주요 경쟁업체인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웰컴크레디라인대부)이 저축은행을 인수조건으로 대부자산을 40% 감축하고 궁극적으로는 사업자체를 정리해야 한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런 배경이 산와머니가 사업기반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게 평가된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산와머니의 대출자산은 1조2900억원으로 전년대비 24.8%(2600억원) 증가해 평년수준(1000억원 안팎)을 크게 웃돌았다.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부업체의 자산 감축에 따른 반사이익 덕분이다.
아울러 대출구조를 균등상환방식에서 자율상환방식으로 바꾸는 등 영업모드를 공격적으로 선회한 것도 주효했다. 자율상환은 상환기간 동안 이자만 내고 원금은 나중에 갚아도 되는 방식이라 균등상환에 비해 위험이 크지만 대출자산을 늘리기 쉽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이 대부자산을 줄이고 영업도 자제하는 분위기라 그 수요가 산와머니 등으로 옮겨간 측면이 크다”며 “아직은 산와머니의 덩치가 러시앤캐시를 따라갈 정도는 아니지만 두 회사의 순위는 1~2년 후에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산와머니가 신용등급을 받은 이유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산와머니 관계자는 “첫 국내차입을 염두에 두고 조달구도를 다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용등급을 받아놓은 것”이라며 “당장 CP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즉, 기존의 조달방식에서 CP를 추가해 차입구조를 다변화하고 국내조달을 늘려 환율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간 산와머니는 금리가 비교적 싼 일본(대주주 유나이티드)에서 자금을 조달해 환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3년여 전만해도 일본에서 돈을 들여올 경우 조달금리는 7%대인 반면 국내는 12%대에 달해 차익이 상당히 컸다”며 “지금은 국내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해외조달과 국내조달의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오히려 환율위험이 부각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와머니가 일본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2012년부터 무차입경영을 공언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당해 총자산 대비 단기차입금의 비중을 0%로 낮추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이 비율이 4%로 증가하는 등 단기차입금을 늘렸다.
대부업체가 국내에서 조달하는 수단은 주로 저축은행, 캐피탈에서 빌리거나 사모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한정돼 있다. 저축은행은 대부업체에 빌려주는 한도가 제한됐으며 임직원 가족 및 지인을 대상으로 주로 발행하는 사모사채는 단기조달에 유용하나 금리가 대형사는 8%대, 중형사는 9~1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대형사들은 CP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러시앤캐시의 경우 CP조달이 전체 차입의 30%에 달하는 등 저축은행, 기타방식(사모사채 등)과 함께 3각 구도를 이루고 있다. 산와머니도 비슷한 구도로 갈 거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산와머니는 경쟁자들이 위축되는 이 시기가 선두로 치고 나가기 유리한 만큼 차입수단의 다각화와 안정화가 필요한 때”라며 “그간 잠잠했던 대부자산 증가에도 속도가 붙고 있는 등 대출영업이 좀 더 공격적으로 선회되는 형세”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