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말부터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었지만 법원 가처분 명령에 따라 통합절차가 늦춰지면서 김병호 직무대행을 9일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서진원 행장이 지난달 2일 시무식 행사 참여 이후부터 지금까지 폐렴 악화에 따라 장기 입원하면서 24일 차기 행장 선임 논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하나-외환 통합은행장 경쟁 ‘눈길’
김병호 신임 하나은행장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2년 임기를 시작했다. 은행장 임기는 보통 3년이지만 외환은행과 조기통합을 고려해 임기가 축소됐다.
이날 김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저금리,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로 순이자마진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등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악화일로에 있고,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성장의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해법은 혁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끊임없이 실행해 나가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객기반 강화 △리스크관리 명가의 자존심 회복 △신성장 동력 강화 △성공적인 One Bank 토대 구축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우선 고객기반 강화를 위해 본부 중심의 기관영업과 집단영업을 강화하고 고객 세분화를 통한 타겟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계좌이동제 등 제도변화에 대비해 상품라인업을 재구성하는 등 대고객 서비스 질 수준 향상도 내세웠다.
또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기업·중소기업·가계의 균형있는 여신 포트폴리오 구성과 여신감리 기능 강화를 다짐했다. R&D센터 신설을 통해 핀테크 등을 활용한 신규사업 기회 창출도 다짐했다. 법원 결정으로 6월말까지 모든 절차가 중단된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대해선 “화학적 통합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양행 공동체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 행장은 수동적인 조직문화 개선과 지역별 특화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제시하며 리더십 발휘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새 하나은행장 선임으로 하나-외환 통합은행장 경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계획대로 4월까지 양행 통합 절차가 완료됐다면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통합은행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병호 하나은행장 취임으로 양행 CEO 간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신한은행 CEO 리스크 지속
신한은행은 CEO의 장기입원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지난달 16일부터 임영진닫기

서 행장의 임기는 3월까지로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건강악화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 행장 입원과 관련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한 공식 설명은 폐렴 악화에 따른 입원 장기화였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이야기가 초반부터 나왔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리스크관리는 미흡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서 행장의 입원이 길어지면서 공식발표보다 훨씬 중한 병환과 투병생활을 잇고 있다는 게 정설처럼 돌게 됐고 급기야 차기 행장 선임 하마평까지 거론되기에 이른 과정은 예측 가능한 투명 경영을 미덕으로 삼아야 하는 대형은행 답지는 않다는 지적이 일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중한 병으로 구체적 병명까지 언급될 만한 일에 복귀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오히려 차기 행장 선임의 투명성을 흐렸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지주가 오는 24일 자회사경영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행장 선출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한지주가 3월말까지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는 상황에서 통상 4주전인 2월말쯤 자경위에서 은행을 비롯한 자회사 CEO 후보를 낼 것이란 계산에서다.
현재 신한은행 외에도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 CEO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은행장 후보에는 김형닫기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