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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과연?(중)] 확실한 특화모델 있어야 산다

김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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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2-08 21:14 최종수정 : 2015-02-09 12:43

기존 시장 틈새 노린 차별화 서비스 제공이 생존 관건
국내 은행 인터넷뱅킹 수준 높아…위협요인 보완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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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논의가 본격 진행되면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사례나 현재 직면한 국내 상황을 살폈을 때 과연 어떤 모델이 성공할 수 있냐는 것이다.

◇ 1995년 미국서 최초 설립

세계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1995년 10월 미국에서 설립된 SFNE(Security First Network Bank)다. 1997년 넷뱅크(Net Bank)가 성공적인 기업공개 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활발해졌다. 영국에선 1998년 10월 첫 인터넷 전문은행인 에그뱅크(Egg Bank)가 문을 열었다. 일본은 1997년 금융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겸업화 촉진 차원에서 비금융기관의 은행지분 20% 이상 소유가 허용되면서 산업자본이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지점영업 은행을 설립하며 은행업에 진출했다.

일본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인 재팬넷뱅크(Japan Net Bank)는 2000년 10월 스미모토미쓰이은행(SMBC)과 야후재팬이 각각 41%씩 출자해 설립했다.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은 미국에서 약 20여개, 일본에서 8개 정도가 영업 중이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인터넷 전문은행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비은행금융회사 및 제조업체의 금융계열사 주도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되고 있다. 2014년 상반기 미국 전체 은행 순영업이익의 5.1%를 차지했다. 총자산 기준으로도 2000년 0.5%에서 3.1%로 확대됐다. 일본의 경우 은행과 통신사 및 유통업체 등 비금융회사가 은행과 손을 잡고 참여하거나 비은행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2014년 상반기 총자산 기준 0.6%를 차지하며 이익 규모는 전체의 1.3% 수준이다.

◇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핵심

국내에선 2008년에 이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논의가 재점화 됐다. 금산분리와 금융실명제 등 규제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금융당국은 현재 TF 구성 등 규제완화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규제완화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하기 위해선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닫기정희수기사 모아보기 개인금융팀장은 “일본은 인터넷 전문은행 허가 시 비즈니스 모델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심사기준을 강화해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인허가를 내준다”고 말했다. 일본은 통신사나 유통업체 등 비금융회사와 은행이 함께 지분을 투자하는 사례가 많다. 비금융사의 고객 플랫폼을 활용해 은행은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비금융사는 은행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다. 일본의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주로 결제업무나 해외채권, 유가증권, 자산운용 분야 등에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MBC과 야후재팬이 합작한 재팬넷뱅크, 미츠비시도쿄UFJ은행(BTMU)과 통신사인 KDDI가 50%씩 출자한 지번뱅크(Jibun Bank) 등이 있다. 라쿠텐뱅크(Rakuten Bank)도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 그룹의 고객군을 타겟으로 활동한다.

미국은 증권사인 찰스 스왑(Charles Schwab)이 세운 찰스스왑뱅크, 카드사인 디스커버(Discover)의 디스커버뱅크 등 비은행금융사가 세운 인터넷 전문은행 비중이 높다. GM의 앨리뱅크(Ally Bank), BMW의 BMW뱅크 등 제조사가 세운 인터넷 전문은행도 있다. 모회사의 고객을 활용해 특화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 기존 은행 업무 따라했다간 실패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 없이 기존 은행들의 예대업무를 온라인으로 단순히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지점의 예대업무를 인터넷 채널로 단순히 확대하는 것은 가계부채 위험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모형 다변화를 유도해 금융산업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보험사 프린시플 파이낸셜(Principal Financial) 그룹의 프린시플뱅크는 설립 초기 일반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을 벌였지만 장기적으로 기존 은행과의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해 모회사 고객 중심의 사업모형으로 전략을 바꿨다. 현재 건강보험상품과 결합한 통장계좌 등이 대표상품이다.

한편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은행들도 있다. 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자회사로 설립할 경우 비용절감 효과에 기존 은행 고객을 활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예상된다. 은행권에선 기업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지난해 “인터넷 전문은행을 자회사 형식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밝힌데 이어 지난 3일 열린 범금융 대토론회에선 “인터넷 전문은행도 여러 형태가 있지만 금융권이 어떤 형태로든 인터넷은행을 설립해서 성공하는 경우 많다”며 “인터넷 전문은행도 금융사 입장을 고려해 방향이 제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인터넷뱅킹, 강력한 위협요인

반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해 다소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뱅킹으로도 조회업무부터 예금, 대출 등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한 차별화 서비스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자랑하는 국내 인터넷뱅킹과의 차별화 여부도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대중 연구원은 “우리나라 은행들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어느 나라보다 고도화 됐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 도입 시 우려사항이 될 수 있고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강한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뱅킹이 위협요인임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이를 보완할 무언가가 있다면 산업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금융사들의 몫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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