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돌파했다. 지난 14일 원달러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전거래일 종가보다 3.9원 오른 1100.5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로 환율이 1100원대로 올라선 적은 지난해 9월 2일(1100.5) 이후 14개월만이다. 이번 환율급등에서 눈에 띄는 점은 원화약세와 엔화약세가 동조화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날 엔화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16.28엔까지 급등했다. 116엔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7년 10월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환율급등의 빌미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의 최근 소비세 인상연기와 관련 결정된 바가 없다는 발언이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엔화약세가 원화약세로 불똥이 튄 배경은 금융당국이 엔저에 따른 경쟁력저하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 6일 “엔화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원화약세를 용인한 메시지가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엔화약세 동조화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짧은 기간에 환율이 급등한 만큼 조만간 숨고르기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차츰 하향 안정될 것”이라며 “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엔달러환율이 조정국면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환율랠리가 계속될 경우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대투증권 신동준 자산분석부장은 “원달러환율이 1100원까지 급등한데다 여기서 더 통화가치 하락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신용위험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원엔이 동조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당국의 통화완화 스탠스가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인데, 이 같은 동조화 구간에서는 추가하락을 위한 기간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환율급등이 최근 실적둔화우려로 조정을 보이는 대형수출주에게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엔약세로 인한 경쟁력 악화 우려가 상존하겠지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엔약세 부담을 일정부분 상쇄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