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각각 1058억원, 1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분기 씨티은행이 당기순손실 749억원, SC은행이 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것이다.
두 외국계 은행 모두 이번 분기 순이익 증가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도 같지만 3분기 누적기준으로 살펴보면 둘 다 전년동기 대비 크게 하락한 우울한 성적이다. 저금리 저마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적정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아직 의문이다. 점포와 인력 축소에도 불구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우량화와 고객기반 강화가 이뤄진 전례가 국내에선 없기 때문이다.
◇ 씨티은행, 희망퇴직 효과?
씨티은행은 이번 3분기 10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이익 반등에 나섰다. 씨티은행은 14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 3685억원에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99억원 증가한 1058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누적기준 당기순이익은 670억원으로 전년동기 1450억원과 비교하면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2분기 7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것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상승했다. 적자 영업의 주요 원인이 해당 분기 희망퇴직 실시로 인한 2264억원의 비용지출임을 감안하면 일단 점포축소를 통한 비용효율성 효과는 톡톡히 본 것으로 볼 수 있다. 판매관리비도 지난 2분기 4157억원에서 3분기 207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전년동기대비로도 15% 감소했다.
2014년 9월말 기준 바젤3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 및 보통주자본비율은 16.67% 와 15.63%를 유지했다. 이자수익은 3122억원으로 전분기 3180억원 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동기 3361억원과 비교하면 7.1% 감소했다. 이는 이자부자산이 전년동기대비 5.7% 감소하고 스프레드 축소와 저금리기조 지속 등으로 순이자마진이 4bp 하락한 탓이다.
비이자수익은 보험상품판매수수료 감소에도 불구하고, 외환파생관련이익 증가와 투자상품판매수수료 증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60.9% 증가한 332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영업수익은 채권매매익 증가로 231억원을 달성해 전분기와 전년동기 모두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부실채권 비율은 전년동기대비 28bps 개선된 1.15%이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리볼빙 카드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대손준비금 적립으로 전년동기대비 79.4%p 증가한 258.8%를 기록하였다.
지난달 29일 취임한 박진회닫기

◇ SC은행 이익창출력 급락
SC은행은 2014년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188.52% 증가한 17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 같지만 3분기 누적기준으로는 49억원의 적자다. 이는 전년동기 당기순이익 1070억원 대비 104.58% 하락한 것으로 지난 1분기 일회성 특별퇴직프로그램 비용의 영향으로 286억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C은행은 올해 초 50개 지점 통폐합과 함께 200여명의 직원을 특별퇴직 시켰다. 1분기 적자를 보긴 했지만 SC은행은 2분기 당기순익 61억원, 3분기 176억원으로 꾸준히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는 바젤3 기준 BIS 비율은 15.21%를 유지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의 경우 BIS 비율은 16.28%로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익창출력과 수익력을 가늠할 수 있는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순이자마진(NIM)은 모두 하락했다. 3분기 누적 기준 ROA는 -0.02%로 전년동기 대비 0.27%p 하락했고 ROE는 -0.33%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3.86%p 떨어졌다. NIM 역시 1.95%로 전년동기 2.05%와 비교해 0.1%p 낮아졌다.
부실채권 비율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분기 1.98%에서 1.96%로 0.02%p 하락했으며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전분기 119.53%에서 122.53%로 늘었다.
한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일부 포트폴리오 리스크의 축소, 심사기준 강화, 엄격한 비용 관리 등에 지속적으로 중점을 두는 새로운 전략을 실행 중이다. 이 같은 조치로 일부 단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제이 칸왈 행장은 “한국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전략 실행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동북아시아 지역총괄본부가 본격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동북아지역 금융거점인 한국의 위상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 전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