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지역 24개 저축은행의 예수금 잔액은 15조3238억원으로 전월대비 3110억원 늘었다. 인수완료 등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저축은행들이 영업을 본격화 한데다 일부는 고금리 특판상품으로 예·적금 유치에 적극 나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친애, 현대 등 11개 저축은행은 예수금 잔액이 감소했다. 현대저축은행은 6736억원으로 전월대비 687억원 빠졌으며 친애저축은행은 1조1472억원으로 348억원 정도 줄었다.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2012년 인수된 뒤 출시한 특판상품의 만기가 끝나면서 고객들이 맡긴 돈을 찾아가는 시기”라며 “이로 인해 예·적금이 빠져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친애가 새로 출범한 다음해인 2013년 6월말 예수금 평균잔액은 9719억원인데 대부분의 만기가 3년 이하와 1년 이하짜리였다. 예수금의 90% 이상이 정기예금인 점을 감안하면 목돈이 들어왔다 만기 도래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OK, 웰컴 등 대부계 저축은행은 예수금이 대폭 늘었다. 10월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예수금 잔액은 전월대비 1683억원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으며 웰컴저축은행도 630억원 증가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 자산 대환대출을 위해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금리 특판상품을 출시해 돈을 한시적으로 끌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이 판매하는 ‘스파이크 OK 정기적금(특판)’은 기본금리가 연 3.8%, 각종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5.6%까지 올라가는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도 정기적금을 1년 가입하면 연 3.2%, 기간에 따라 최고 3.8%(3년)까지 금리가 올라가는 상품을 시판했다.
이들은 저축은행 인수조건으로 5년간 대부업 대출자산의 40%를 감축해야하기 때문에 대부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안내하는 중이다. 법규상 대부자산은 저축은행으로 직접 이전이 금지돼 있고 상품권유도 할 수 없어 안내를 통해 고객동의를 받고 대환대출 형식으로 바꿔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특판을 한 저축은행들은 1~2년이 지나 만기가 돌아오면 목돈이 한 번에 빠지기도 한다”며 “지금 특판 중인 저축은행들 역시 향후에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