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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證 매각연기 ‘헐값’논란으로 장기화 조짐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11-03 00:21

구조조정 완료 등 매각 가격 상향 고려, 내년 1월로 연기
매수, 매도자 가격차이 여전, 산은 헐값 밀어붙이기 부담

현대증권이 매각을 연기했다. 본입찰을 앞두고 흥행이 부진할 조짐을 보이자 내년으로 매각을 늦춘 것이다. 매각을 진두지휘하는 산은은 내년 1월 진행되는 재매각에서 구조조정완료에 따른 매각가격상향을 기대하고 있다.

◇ 매각시점 내년 1월로 연기, 구조조정 완료에 따른 기업가치 상향 고려

본입찰을 불과 1주일여 앞두고 현대증권 매각이 연기됐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27일로 예정된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매각연기에 대한 공식적인 이유는 매각가격상향이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지난달 21일 산은국정감사에서 “당초 10월중에 현대증권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매수 희망자도 그렇고 현대증권 내부적으로도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라며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 매각 시점을 내년으로 순연시켰다”고 밝혔다.

매각주관사인 산은 관계자는 “일부 입찰매수자뿐 아니라 현대그룹으로부터도 매각연기의 요청이 있었다”라며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밸류에이션이 상향될 수 있어 입찰연기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매각일정을 3개월 뒤로 늦췄으며 내년 1월 중순에 재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입찰연기사유로 꼽았던 구조조정의 경우 최근 거의 완료단계다. 실제 노사간 가장 대립이 심한 인적구조조정에 관해 현대증권은 지난 9월 극적으로 타결했다.

노사는 구조조정인원을 약 400명선으로 마무리하고, 성과향상 프로그램 도입, 부장직급 연봉제 도입, 노사합동 TFT 구성 등 상생경영에 적극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이미 본입찰 이전에 노출돼 매각가격에 반영되는 재료인 구조조정을 가격상향을 위한 매각연기사유로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은측은 리테일쪽 구조조정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인적구조조정은 완료됐으며 추가인적구조조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며 “하지만 모든 구조조정이 완료된 것이 아니라 아직 지점통폐합 등 리테일 구조조정이 남았으며 입찰연기 기간동안 리테일 구조조정까지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리테일구조조정 과정에서 지점을 매각하는 등 현금이 더 유입될 수도 있지 않느냐”라며 “구조조정이 완전히 매듭지은 뒤 새로운 모습으로 재매각할 것이며 이는 매각가격상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 현대그룹 자구안 성공적 이행, 85% 수준으로 마무리 단계

한편으론 이번 매각연기가 현대그룹의 성공적인 자구안이행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뒤 자구안 이행에 기대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매각(6000억원) △LNG 사업부문 매각(9700억원) △부산신항 터미널 투자자 교체(2500억원) 등 사업부문매각(1조2200억원) △현대증권 등 금융사 매각방식 확정대금 선유입(2000억원) △KB금융지주 지분·부동산 등 자산매각(3503억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1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1170억원) △현대상선 미국내 컨테이너터미널 유동화 1500억원 등 총 2조8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불과 10개월여 만에 자구안 이행률은 85%로 거의 마무리단계다. 나머지 15%(5000억원)는 현대증권매각으로 채운다. 아이러니한 것은 채무자격인 현대그룹측은 자구안이행을 촉구하는 반면 주채권자이자 매각주관사인 산은이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자구안에서 합의한 현대증권 매각가격이 최근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과 동떨어졌기 때문이다. 애초 현대그룹, 산은이 합의한 자구계획안에서 현대증권 등 금융 3사 매각가격을 7000억원~1조원으로 제시했다. 즉 현대증권의 매각가격 하한선을 7000억원으로 잡은 셈이다.

문제는 매각가격이 최저하한선이라도 시장에 팔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증권의 매각가격을 대략 4000억원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 산은이 현대그룹과 합의한 자구안가격보다 훨씬 낮은 헐값으로 매각을 밀어붙이기도 부담이다. 빠른 매각을 위해 주관사로 총대까지 멨으나 불과 10개월만에 현대그룹이 성공적으로 자구안을 이행해, 자금회수를 압박할 명분이 크게 약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와 매각자 사이의 매각가격의 갭이 좁혀지지 않는 한 재매각이라도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라며 “성공적 자구안이행으로 자신감이 생긴 현대그룹이 자구안가격대로 강하게 밀어붙이면 매각은 계속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 현대그룹 모두 매각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 산은이 매각스케줄이행에, 현대그룹이 자구안이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뉘앙스는 다르다.

산은 관계자는 “매각가격 극대화를 위해 매각을 연기했으나 내년 1월 매각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며 매각의지는 변함이 없다”라며 “자꾸 다른 유동성확충방안을 마련하고 매각이 안될 것으로 가정을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런 이유로 매각스케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말 협의, 약속한 자구안에 현대증권 매각포함됐으며, 자구안 범위에서 매각이 이뤄진다”라며 “열심히 구조조정중인데다, 시장상황도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어 좋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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