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 해외법인들의 수입보험료는 2669억원, 당기순이익은 19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브라질, 유럽, 미국, 싱가폴에 자회사 법인을 두고 있다. 2년 전인 FY2012(2012년 4월~2013년 3월)의 매출 2870억원과 비교해보면 반기 만에 거의 1년치 실적을 거둔 셈이다.
종목별로는 해상이 42.8%, 화재가 36.2%로 다수를 차지했다. 초창기에는 화재보험의 비중이 높았지만 점차 주력이 해상보험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화재와 해상의 비중이 역전된 이유는 손해율 때문으로 분석된다. 6월말 기준 해외법인들의 해상보험 손해율은 11.5%지만 화재보험은 93.4%에 달했다. 최근 2~3년 추이를 봐도 해상은 50% 미만으로 안정적인 반면에 화재는 100%를 넘나들었다.
성장세 측면에서는 자동차보험이 가장 돋보였다. 2년 전에는 1%에 불과했던 자동차보험 비중이 올해 상반기 6%까지 올랐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재작년 4월 중국의 자동차 책임보험 제한이 풀리자 온라인 자동차보험 ‘삼성직소차험(直銷車險)’을 내걸고 시장공략에 본격 나섰다.
◇ 손보사, 한국계 기업은 텃밭
현대해상 중국법인은 상반기에 61만5000위안(약 1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됐다. 그간 중국법인은 4년 내내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손실 일변도였다. 수입보험료는 6월말 기준 1억1687만위안(약 193억원)이며 이 가운데 1억위안이 일반보험이다. 현대해상 역시 중국의 자동차 책임보험 규제완화에 따라 판매인가를 받았으며 향후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달리 자동차보험을 취급하지 않는 LIG손보 중국법인은 기업보험에서 수익을 챙겼다. 6월말 기준 원수보험료는 6323만위안(약 104억원)으로 전년대비 25%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30만위안(약 5억4000만원)이다. 재산종합(패키지)보험이 66% 이상으로 가장 비중이 큰데 직급 및 중개사를 통해 거점인 강소성 지역의 한국계 물건(범LG계열)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상해보험 등 신상품 출시를 통해 개인보험을 공략할 방침이다.
LIG손보 인도네시아법인의 경우, 상반기 원수보험료는 797억루피아(약 70억원)로 전년대비 23% 성장했다. 합산비율은 94.0%(손해율 56.1%, 사업비율 37.9%)로 안정적인 수준이며 당기순이익은 39억1700만루피아(약 3억4000만원)다. 인도네시아법인도 직급 및 중개사를 통해 한국계와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화재보험, 해상보험 등 기업보험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으론 지점과 텔레마케팅 채널을 통해 자동차보험도 팔고 있다.
◇ 생보사, 타지서 기반 삼을게 없네
손보사들과 달리 생보사들은 해외사업 현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얼마 전 증자를 통해 RBC비율을 40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해 6월말 241.7%였던 RBC비율이 12월말에 199.3%로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지난해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반영돼 적자가 자본을 잠식한 게 원인이다.
한화생명도 베트남법인이 사업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상반기 누적 세전손실은 34억원으로 수입보험료(79억원)보다 실제사업비(92억원)가 더 많이 들었다.
2012년 12월에 인수한 인도네시아법인 역시 아직은 안정화 시도 중이다. 6월말 기준 수입보험료는 4억원 정도인데 반해 사업비는 27억원이 지출됐다. 덕분에 RBC비율도 전분기 대비 2000% 가량 줄었다. 요구자본 산출기준이 강화된 것도 있지만 가용자본이 3개월 만에 22억원 소진된 점이 주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는 한국계 기업들의 보험을 받아 기반 잡기가 수월한 반면 생보사는 개인영업이 주력이라 안정화 기간이 좀 오래 걸린다”며 “해외진출은 아무래도 생보사 보다는 손보사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