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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車보험료, 다른 가입자에 피해 없어야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6-04 22:20 최종수정 : 2015-03-25 22:49

[기자수첩] 車보험료, 다른 가입자에 피해 없어야
“1분기 손해보험사들의 순이익이 5713억원 난다면서요. 지난해 1~3월보다 많아요. 죽겠다면서 자동차보험료를 올려야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내려야 되지 않나요?”

얘기를 듣자마자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인사치레를 하면서 자리를 떴다. 합산비율이니 보험영업이익이니 머리 아픈 손익지표부터 시작해 대인I, 대물 등 자동차보험 담보구조까지 따지며 알려주기엔 당구풍월로 들은 견식도 얕았고 그걸 쉽게 설명할 말주변도 없어서다.

겉보기에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난다고 몇 년째 앓는 소리를 하니 누가 들으면 ‘손보사들이 당장 망하기라도 할까’하는 의문을 품다가 분기당 순익이 5000억원 정도 난다면 속았다는 생각을 할 거다.

그렇다면 정말 손보사들이 탐욕스러워서 차보험료를 올려야한다고 하는 것일까. 아무리 이윤추구가 우선인 민영기업이라도 이유 없이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손보사들의 손익구조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왜 이런 얘기를 하는지 대충 알 수 있다.

손보상품을 크게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일반보험으로 구분한다면 자동차에는 거의 적자가 나고 일반보험은 특별이슈가 없는 한 어느 정도 흑자다. 손보사 이익의 대부분은 장기보험료를 운용해 얻은 투자이익이며 보험영업 본연에서는 이익은 커녕 수년째 적자가 나고 있다.

차보험료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의 말을 들어보면 자산운용이나 일반보험 등에서 이익이 나고 있기 때문에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개인용 차보험료는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만다. 이 말은 다른 보험에서 나는 이익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를 메우라는 의미밖에 안 된다. 자동차보험 때문에 장기보험, 일반보험 가입자들이 봉변을 겪게 되는 꼴이다.

장기보험, 일반보험 가입자와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엄연히 다른 사람들이다. 중복된다 해도 별개로 취급하는 것이 맞다. 손보사 연금저축에 가입한 이가 꼭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아닐 테니 말이다.

장기보험에서 이익이 난다면 장기보험 가입자에게, 일반보험에서 이익이 난다면 일반보험 가입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정당한 방향이다. 보험료를 낮춰주든 적립금을 높여주든 계약자의 동의를 기반으로 잉여분을 처리해야함이 옳다. 이런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행정력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 금융정책과 감독일 것이다.

물론 인상에 앞서 손보사들의 자구노력이 우선이다. 보험영업을 등한시하고 투자이익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손보사에게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정점을 찍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무분별한 할인경쟁에 따른 대당보험료 감소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손보사들이 자중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보험료 인상은 최후의 방안이다. 마지막 카드를 뽑았으니 어떤 결론이 나든 다른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는 방향은 아니길 바란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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