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원화가 안전자산? 때 이른 낙관 경계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05-06 23:12

경상흑자 등 경기 탄탄함에 채권투자 늘린것
“균형환율보다 고평가…대외 3중위험 넘어야”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원화가 안전자산? 때 이른 낙관 경계
심리적 저지선이라던 1050원 붕괴에 이어 5월 첫날 원/달러 환율이 1030원까지 위협하면서 외환시장 안정성과 증권시장 변동성, 그리고 수출경기에 끼칠 영향을 둘러싼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2008년 위기 때나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 등이 발발했을 때와는 우리 시장 여건과 흐름 모두 안정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엔 돌발적인 대외 악재에 직면해서도 국제금융시장의 큰 손들로부터 다른 신흥국과 남다른 대접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급기야 대한민국 주요 투자 대상이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몽까지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항간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시각에 대해 여러 가지 연유에서 고개를 젓기 일쑤다. 정상적인 상태 혹은 기준으로 삼아야 할 지표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뉴 노멀’로 넘어가는 격동기에 대한민국 화폐는 물론 우리 자본시장 역시 역사적 단계가 달라졌을지언정 ‘신분 상승’을 넘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아직은 대내적 역량이 부족하고 국제적 여건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 1030원 선까지 위협 반갑지 만은 않다

5월 개장 첫날 서울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1030원을 어렵게 지켜 내는 모습을 연출하며 1030.30원으로 마감, 새로운 연 저점을 갈아치웠다. 수출업체가 이월시켰던 네고 물량에다 역외 매도세가 몰리며 환율은 하락 압력에 직면했다. 외환당국 개입 가능성이 살아 있는데다 결제 수요에 따른 매수세 유입 덕에 일단 1030원 선 붕괴는 막았다.

이제 단기간 시장 동향은 1030원 선을 둘러싼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해 졌다. 나라 밖에선 상당수 신흥국이 각기 직면한 위험요인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악재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진폭보다 원화 환율은 안정세를 이어 가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시장참여자나 금융계 안에서도 ‘대외 불안에 대한 원화의 내성이 강화’됐다는 견해부터 심지어는 안전자산 아니면 최소한 ‘준안전자산’으로 올라선 것 아니냐는 긍정적 분석이 두터워 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 불균형성에 깊은 우려를 표해 온 쪽에선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 원화강세 기울어 걱정 현실화

불균형성에 따른 우리 경제 현안과 관련,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의 지적을 허투루 들을 수 없다. 이 총재는 최근, 수출-내수간 불균형 성장을 지적했다. “오랜 기간 부문간 균형성장의 필요성이 인식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의 GDP 대비 비중 및 성장기여도는 최근 더욱 높아졌”으며 “지나친 수출의존도는 대외 취약성과 경기변동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성장과 고용간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킴으로써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큰 경제구조에 수출이 순항을 거듭하면서 올 1분기 경상흑자가 151억 달러에 이르고 있지만 좋은 점만 있는 게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균형환율의 추정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원/달러 균형환율을 1122~1134원으로 추정하면서 최근 원화가 고평가 상태라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경상수지가 균형점에 가장 가깝게 다가 섰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1995년을 기준 삼아 실질실효환율을 추정했으며 중국, 홍콩, 싱가포르, 미국, 일본, 독일 등 우리 6대 교역국 수출입데이터를 찬찬히 살핀 뒤 이들 국가 소비자물가(CPI)와 명목환율을 이용해 장기균형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산출작업을 진행했다고 했다.

그 결과 최근 원/달러 균형환율은 1122~1134원으로 측정됐고 4월 중 5% 이상 고평가 된 상황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균형환율에서 벗어날수록 실물경제는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수출로 벌어들인 흑자가 고용 없는 성장, 내수 동반 성장 없는 수출기업만의 호경기 상태였던 우리 경제를 취약 상태로 몰아갈 우려가 커지는 셈이다.

◇ 외국자본 증권투자 유입은 대체투자 적격이라서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말 외국인 채권매매 패턴을 볼 때 우리 원화의 위상이 달라진 것은 틀림 없다면서도 ‘준안전자산’일 순 있지만 안전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07~2008년 외화벌이 파죽지세를 이어 가던 국내 조선사와, 당시 국내 시장에 밀려들던 자금들의 외환 헤지 수요를 틈타고 채권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던 때와 현재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봤다.

당시엔 국제금융시장의 싼 자금을 들여온 달러를 파생거래로 원화로 바꾸고 이를 국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무위험 차익거래가 활발했던 때였다. 반면에 2008년 위기 때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2009년 5월 이후 외국인 채권보유 증가는 투자가치를 인정한 것이어서 다르다고 봤다. △선진국보다 높은 금리와 성장률 △안정적 경상 흑자 기조 △낮아진 환율변동성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불안요인이 불거져도 채권투자는 견조했고 주식 역시 일시적 순매도로 전환했다가도 되돌아 오는 패턴이었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금까지 탄탄하게 축적됐고 우리 나라 경상흑자와 함께 원화 강세 압력을 낳고 이는 다시 수출기업 실적 부진을 위협하는 우환덩어리가 되고 있다. 특히 10대 국제교역국 안에 들면서 원화결제 비중이 낮은 우리 나라는 일부 신흥국 위기 정도가 아니라 선진국 일부까지 불안증세를 띠면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쉬운 상태로 평가받고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때 일본은 막대한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면서 엔화와 금융시장을 방어했지만 우리나라는 유동성 높은 민간 해외투자규모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 주도권마저 외국자본이 쥐락펴락 하게되면 통화당국의 금리정책도 약효가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리가 처한 현실은 선진시장 또는 안전자산의 나라가 아니라는 경종이 울리고 있는 셈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