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2010년의 경우 외국인 투자주체는 스마트머니와 핫머니다. 2011년 이후에는 뮤추얼 펀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실제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로 글로벌유동성이 신흥국으로 몰려들면서 2009년 이후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펀드로는 1902억달러가 순유입되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펀드로도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국내 증시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유동성이 꾸준히 신흥국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외국인의 한국시장에 대한 매수도 지속되어왔다. 외국인의 2009년 이후 누적 순매수규모는 61조원에 달하며, 동일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조원과 18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외국인의 움직임은 뮤추얼 펀드의 자금 동향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매매패턴은 최근 되풀이되고 있다. 최근 신흥국 주식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런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4.3조원의 주식을 팔았다. 기관과 개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다면, 당분간 주식시장 수급은 부담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테이퍼링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시장은 신흥국펀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지난 19일 옐런 의장의 테이퍼링과 조기 금리 인상 발언도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력을 끼쳤다. 당초 시장은 2015년 하반기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시기에 대한 대답을 ‘양적완화 종료 이후 6개월 정도’라고 답하면서 시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신흥국에 대해서 상반된 대응을 보이고 있다”라며 “자산매입 축소의 지속은 출구전략에 대한 연준의 명확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금리인상 시점까지 논의되면서 장기적으로 미연준위의 대차대조표 정상화까지도 논의될 수 있는 환경이 된 반면 미국의 양적완화로 수혜를 보았던 신흥국은 어쩔 수 없이 유동성 이탈에서 파생되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