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브로커리지의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미국 증권사들은 수익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인수합병, 사모주선업무, 증권알선업무 등의 고위험 고마진 수익사업에 초점을 맞췄으며 개인리테일 쪽은 중장기적인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자산관리 업무, 투신·신탁판매 업무에 집중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위탁매매 비중이 1976년 46%에서 2000년 14%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M&A 등 증권관련 수익 비중은 같은 기간 8%에서 41%로 올랐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투자은행도 탄생했다. 경쟁자보다 월등히 많은 자기자본으로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효과를 달성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지역 거점을 활용하여 그 지역 내에서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차별화전략을 구사했다. 특정고객이나 특정지역 특화를 통해서 오히려 자본력 대비 수익성이 우수한 강소증권사로 거듭난 것이다.
일본도 증권업계는 90년대 장기 불황을 겪으며 실적악화에 시달렸다. 그 여파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됐으며, 대부분 지점이 많지 않은 소형 증권사들을 위주로 청산 및 퇴출됐다. 하지만 비슷한 수익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 증권사의 경우 분업 및 특화를 통해 자본시장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SMBC닛코증권, 미즈호증권, 미츠비시UFJ증권 등 대형 증권회사 그룹(Big 5)의 경우 리테일부터 IB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세계 각지에 해외 거점 보유, 국제적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사는 특정 전문 분야에 주력, 틈새시장에 집중하고, 지역 밀착형 영업, 인터넷, 도매 전업, 선물, 신용거래, 옵션, FX 등 리스크 큰 상품컨설팅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증권사들의 분업이 잘 이루어져 있고 매년 수십개의 증권사가 등록/청산 하는 등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운 편”이라며 “반면 한국 증권회사 수는 지난 5년간 62개사로 변함이 없었다. 국내 증권산업을 개편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같은 강력한 증시 부양 정책 및 증권사간 M&A 인센티브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