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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끝내 외환위기 후 최악 성적표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02-16 18:41

ROA 카드대란때보다 4bp 높지만 이마저 위태
자산 2000조원 코앞인데 순익 4조원 밑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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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끝내 외환위기 후 최악 성적표
은행들이 그 동안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경영성적표를 뽑아 들었다. 객관적으로 따져 보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평가라고 봐야 할 정도다. 그렇다고 올해 눈에 띄게 만회할 가능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2면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이 잠정 집계한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 순이익은 고작 4조원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이 규모마저도 이미 확인된 돌발 악재 때문에 추가로 깎여 나가는 고통스런 과정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3조원대로 주저앉을 것이 확실시된다.

◇ KT 자회사 대출사기·STX 추가부실 반영 땐 또 삭감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금감원 잠정집계에서 굵직한 부정적 요인 2가지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T 자회사들에 대한 대출사기 건에 대한 대손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금감원도 밝혔던 내용이다.

여기다 STX그룹 관련 부실이 더 반영되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충당금적립 등 순익규모가 또 줄어드는 일이 불가피해 보인다. STX그룹 부실이 얼마인지는 진행중인 실사가 끝난 뒤 그 규모를 확정한 뒤 채권은행마다 충당금 적립 규정에 따라 추가 반영하게 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간신히 4조원에 맞춰 놓은 순이익 규모가 멀쩡하게 지켜질 리가 없다.

KT 자회사 대출사기 건이 수천억원에 STX그룹 추가 부실은 1조원 가능성까지 예측되고 있어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다.

◇ 2003년 카드대란 때보다 질적 수준 크게 나빠

더욱이 질적 수준을 따졌을 때 이번 영업실적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해로 기록됐던 2003년 당시보다 더 나쁜 상태라고 볼 수 있는 여지 또한 크다. 1차 잠정 집계한 순익규모 4조원만 놓고 보면 순이익 규모가 약 1조 6819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던 2003년 보다 낫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 은행 총자산이 1027조원 정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반면에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총자산만 약 1940조원에 이른다. 영업자산이 약 두 배 늘어났기 때문에 2003년보다 장사를 잘 했다고 주장하려면 순익 역시 두 배를 넘어야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처지다.

추가부실에 따른 대손비용을 더 물고 나서 은행들 순익이 3조 4000억원을 넘는다 해서 2003년보다는 나은 것이라고 항변하기란 매우 부끄러운 비교다.

특히 2003년 당시 은행계정 기준 이자이익이 29조원 정도였던데 비해 지난해 이자이익은 34조 9000억원으로 덩치가 커진 덕을 톡톡히 보고서도 순이익을 그리 많이 내지 못했다는 점이 뼈 아프다. 자산건전성 수준 또한 2003년보다 별반 나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2003년 경영실적과 지난해 실적은 10년 사이를 두고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격으로 전락한 것이나 다름 없다.

◇ 대외 불안 국내 경제주체 직격탄 날린다면

이런 사정이기 때문에 올해 전망 역시 낙관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경기 호전추세가 확실하게 굳히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유로권 회복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 양적완화 축소 관련 시그널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널뛰기 흐름을 보이는가 하면 일부 신흥국이 위기에 빠지면서 연쇄 경기부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위기에 빠져 들었거나 전염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꼽힌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 멕시코 등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교역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란 점에서 낙관론을 펴는 시각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 등 우리 나라 수출비중이 높은 일부 신흥국에 악영향이 장기 누적된다면 그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대외 악재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저원가 조달을 순탄하게 확보한 가운데 가계부문 부실은 아예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업 부실 또한 추가 악화되지 않아야 올해 은행 경영실적은 의미 있는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단순히 비용절감하고 우량 고객 위주 영업강화 수준의 얄팍한 책략으로 돌파해 낼 수 있는 악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이 은행 경영진들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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