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측에서는 외환은행 직원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한 가족’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외환은행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도 감성통합에 나서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선 외환은행 내부에서 강한 저항이 표출되고 있는 만큼 장기간에 걸친 시너지 극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환카드 근무인력모집 기대치 밑돌아
16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에 따르면 최근 외환은행이 전 직원 8000명을 대상으로 외환카드 근무인력 모집에 나섰지만 목표했던 수준에 못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드 3사 고객정보 대규모 절취사건에 따른 고객정보 분할 및 보관 작업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등 외환카드 분사 작업과 관련한 대외적 여건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환은행 노조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객정보 분할과 보안 이슈를 강도 높게 제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최근에는 은행측이 급작스레 일부 인력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것도 전직신청 마감을 독려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내부 비판도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의 카드통합은 2.17 노사정 합의를 위반하고 부실한 하나SK카드의 정상화를 위해 멀쩡한 외환카드와 외환은행을 희생시킬 뿐 아니라 고객정보 유출 위험까지 있다”며 외환카드 분사 인가신청을 금융위가 반려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에 인가신청 반려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며, 17일(오늘)엔 금융위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신중 추진" vs "분사가 살길" 논리 팽팽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인데 하나금융 측에서는 당장의 득만 생각하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보는 내부 저항을 더욱 거세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는데다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에서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외환은행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한 가족이라는 인식이 뿌리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9일 예정이었던 외환카드 분사 관련 금융당국의 예비 승인이 3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 주말 현재 금융감독원이 외환카드 분사신청에 대한 검토를 마치지 못한데다 금융위로 이첩하는 것이 당초보다 지연된 것은 불가피한 형편이었다.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카드 3사 고객정보 절취와 관련 16일에 임시 금융위원회 회의를 열고 영업정지를 의결해야 했던 불가항력적 상황이 이어졌던 것도 추가 카드분사 인가안은 신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따라서 당장 오는 19일 금융위 회의로 부의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외환카드 분사 관련 금융당국 예비 승인은 오는 3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중 가장 일찍 열리는 3월 5일에 부의된 다음, 분사 이후 시너지극대화 등 핵심 사안 관련 경영계획에 대한 설득력을 충분히 확보하느냐 마느냐에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