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1위 삼성증권 주식은 지난주 4만2800원에서 3만7500원으로 약 10% 가까이 폭락했다. 이후 코스피가 1900p을 탈환했으나 주가는 되레 사흘연속 내렸다. 급락의 원인을 삼성증권이 기초자산인 ELS의 만기가 가까워 오면서 청산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2~4월 삼성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이 집중됐다. 보통 흔히 발행하는 Two-star 형태 ELS의 경우 만기가 대부분 3년임을 감안하면 올해 2014년 2~4월에 만기 도래한 ELS청산을 위해 매도물량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하락폭을 키운 것은 공매도다. 지난해 11월 금융주의 공매도금지가 전격적으로 해제되며 거래대금침체로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증권주가 타깃이 됐다. ELS청산물량뿐만 아니라 공매도물량이 겹쳐 폭락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강승권 연구원은 “2~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ELS가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일부 투자자가 공매도를 시도했다”며 “매도 잔량 증가에 따라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되었고 투매로 연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ELS청산 기초자산이 증권주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발행가 대비 40% 이상 하락해 2-3월 중 만기물량의 낙인 부담이 큰 종목은 현대중공업 1936억원, GS건설 1476억원, 삼성전기 1101억원, 삼성증권 781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하방배리어를 이탈해 일시적 물량출회가 예상되는 종목은 LG전자 273억원, LG화학 195억원, 기업은행 146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특히 개별종목 ELS만기는 올해 1~2분기 집중돼 해당종목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개별종목의 ELS청산이 증시하락의 결정타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 ELS의 경우 코스피 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경우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2-4월 코스피지수는 1939-2192p로 현 1900선 초반대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여유가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2009년 이후 전체 ELS 중에서 국내 종목형 ELS의 비중이 꾸준히 감소했다”며 “종목형에서 추가 Knock-In이 발생한다고 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