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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 새 화두 ‘환골탈태’해야 산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1-22 23:27 최종수정 : 2014-01-23 12:14

“7조원 순익 회복, 대손부담 예년수준일 때 가능”
박병원 회장 “질적 고부가서비스 활로 열자” 촉구

은행업 새 화두 ‘환골탈태’해야 산다
고객정보 유출 사태 수습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와중에 은행권부터 구조변화에 나서야 하고 질적으로 차원 높은 고부가 서비스로 선진화 하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새삼 부각됐다. 양적 성장의 시대가 지나갔다는 사실은 최근 또다시 은행업 진단 및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에게서 재확인 됐다.

그래서 구조변화 없이는 수익성 회복이 어려워지고 수익성을 살리지 못하면 일부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여신 부실위험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갇힐 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질높은 서비스와 전문성을 갖춘 대면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업”으로 탈바꿈해야 할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다.

◇ 3분기 누적기준 순부실, 2010년 다음 심각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1일 ‘KR 크레딧 세미나’에서 3분기 누적 기준 지난해 순부실채권 발생 규모가 11조 4000억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로는 2010년 14조 50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크게 늘어났을 것이고 충당금을 적정하게 쌓았다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덜 쌓은 채로 넘어 간다면 건전성이 나빠지는 외통수에 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기평이 순부실채권발생 규모에 대해 얼마 만큼 충당금을 쌓았는지 분석한 결과 2009년과 2010년은 60%대에 머물렀고 2011년 90%로 올라갔지만 2012년 74.2%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43.9%에 그쳤다. 따라서 한기평은 이자마진 회복보다 순부실채권 발생 규모와 여신건전성이 올해 은행업 신용도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꼽았다.

◇ 생겨난 부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충당금 적신호

이같은 시각은 22일 은행연합회 등 신년기자간담회 주제발표에 나선 금융연구원 이수진 연구위원의 지적과 맥이 통한다. 이수진 위원은 “지난해 2014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은행권 순이익이 7조원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마진이 늘어나고 대손충당금 부담이 예년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익 7조원 달성 전망치조차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우회적으로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의 국내 은행 수익구조는 여신 증가에 따라 이자이익을 늘린 데 힘입은 바 컸다”고 지적했고 “올해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조달비용이 덩달아 오르는 점”에 주목한 뒤 건전성지표가 나빠져 충당금 부담이 커질 경우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혹평을 내놨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자산은 기업부문에서 그것도 건당 금액이 큰 대기업에 몰려 있는 등 상황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설사 “올해 국내은행 자산성장과 수익은 개선되긴 하겠지만 일시적 회복에 그치고 잠재 리스크를 해소하기엔 미흡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 전문성 바탕 질높은 서비스 업종 환골탈태 주문

그래서 그가 내린 결론은 “구조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박병원 회장과 금융연수원 이장영 원장 등 은행업의 지근 거리에 있는 인사들의 엄호 발언으로 이어졌다.

먼저 운을 뗀 것은 이 원장. 이 원장은 IMF 근무시절 수행했던 90개국 예대마진 분석결과를 전했다. 그는 “후진국일수록 이자마진이 높은 수준이었고 중진국으로 넘어 오면 이자마진이 낮아졌는데 선진국으로 오면 다시 높아지는 S자 곡선을 그리는 경향을 발견한 것이 참 흥미로웠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은 즉시 공감을 표했다. “금융회사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전문성을 갖춘 대면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비용이 많아지기 마련인데 국민(소비자)들은 기꺼이 수용한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리 금융업도 담보 잡고 대출하는 식이 아닌, 질적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부가가치화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미 세계 굴지의 제조업체들이 성공했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설령 금융업이 고부가가치화 한다 손 치더라도 우리 소비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이 안된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분명히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금융 현업 바로 곁에서 포진한 전문가와 금융계 인사가 던진 화두는 고객정보 유출과 금융사고 및 일부 CEO 관련 논란 등으로 궁지에 몰린 일선 금융회사들에게 뜬 구름 잡는 소리로 비춰질 수도 있다. 익명을 청한 전직 통화당국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화두를 접한 뒤 “외면한다고 지나갈 수 없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있으나 없으나 매 한가지”라고 충고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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