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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리나 내리나 은행-소비자엔 ‘딜레마’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2-22 21:33

미 온건 테이퍼링·국내경기 완만상승, 금리 ↑ 압박
당국 엔저 대응-기업·개인 부담완화 정책 응수 예상

금리 올리나 내리나 은행-소비자엔 ‘딜레마’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결단을 결국 택하긴 했지만 온건한 톤으로 미국 통화당국이 재설정하자, 새해 들어 정부와 당국이 환율을 비롯해 국내 금리 및 유동성 관련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본적으론 미국의 테이퍼링은 글로벌 유동성 흡수 효과를 일으키며 디레버리징(자산 감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다 최근 LG경제연구원 전망과 같이 국내 경기가 내년 중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것이란 예상 또한 두텁다. 소비자물가 수준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내다 본 통화당국 판단까지. 국내 시장금리와 일반 소비자 금융생활 체감금리가 덩달아 올라 갈 개연성이 더욱 무르익은 셈이다. 금리가 오르면 금융회사는 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소비자 부담은 치솟는 여파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자연스럽다.

◇ 정책금리 올린다고 금융사 이자마진 좋아질까

그러나 금리 오름세에 제약을 두거나 오히려 금리를 낮추는 쪽으로 정부와 당국의 정책 노력이 펼쳐질 가능성이 훨씬 커 보인다는 짐작 또한 만만치 않다. 금리 오름세가 제한적이거나 저금리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소기업과 가계부문 이자부담 상승 없이 경기 상승에 따른 열매를 취할 수 있어 보이지만 단순히 긍정적 효과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병존하는 상태다.

금융회사이건 소비자인 기업과 개인이건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간에 긍정과 부정, 희와 비가 엇갈리는 복잡한 변화가 다가올 것이란 점에서 진지한 조명이 필요해 보인다. 일단 금리를 끌어올릴 요인은 벌써부터 작동돼 왔다.

원래 초국적 투자은행(IB)들을 비롯한 국내외 예측의 대세는 지난 3분기 중으로 미국발 테이퍼링 단행 파고가 일어나리라던 쪽이었다. 예측과 달리 석달 가까이 늦춰진 시기 선택 변수는 국내외 플레이어들에겐 글로벌 유동성 공급의 큰 손 중 하나가 손길을 돌리기 전에 디레버리징 적응 모드로 돌아설 여유를 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로 기운다면 가뜩이나 국내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 위험이 커진 만큼 기업 자금사정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금융비용 부담은 절로 올라가기 십상이다. 상저하고 경기전망 등에 힘입어 내년 하반기 중 딱 한 번 25bp(0.25% 포인트)정도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여전히 두터움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 환율은 간접, 기준금리나 금융사 이자마진은 직접적으로

물론 그런 상황을 정부나 통화당국이 그냥 두고 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금리 인상 불가피론에 따른 금융사와 소비자 이해득실 파동을 예측할 만큼의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내년 상반기 모든 절차와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출범시키기로 구상했던 정부의 바램과 달리 설사 별도 소비자보호원 출범이 늦춰지더라도 소비자보호 강화 정책에 발맞춘 적극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감독당국은 기업과 개인들의 금리부담이 늘어나는 효과에는 적극 차단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금리 상승기 이자마진 확대 가능성 기대는 이 대목에서 찬물을 뒤집어 쓴다. 1300조원 넘는 총여신을 지닌 상태에서 기준금리가 3.25%였던 2011년 하반기와 2012년 상반기에도 은행권은 단순 예대금리차이에 가까운 순이자마진을 누리며 이자이익으로 10조원을 넘지 못했다. 시장금리가 오른다고 이자마진 개선에 나설 여지는 차단당할 것이 확실시 된다.

게다가 내년 실물경제 완만한 상승 예상은 수출호조, 내수회복가능 업종 등 사정이 그나마 나은 기업군에게서 회복 기운이 먼저 나타나는 것을 뜻할 뿐 전반적 회복은 더 먼 얘기일 것이라는 전망도 기세등등하다. 통화당국으로선 대외 경기여건 회복에 따른 효과가 국내 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뚜렷하게 나타나거나 물가수준의 급격한 상승이 있기 전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개연성이 충분해 보인다. 심지어 일부 금융업 또는 시장 전문가들은 엔저 효과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한 정부 당국이 시장금리 상승세 차단은 물론 심지어 기준금리 인하 등 유동성 확장 정책을 펼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 한계기업, 집 때문 빈곤층과 저소득층 어려움 가중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계기업은 물론 근접해 있는 기업들의 재무상태는 나빠졌고 통계청과 한은 그리고 금감원 공동 가계금융 조사결과 개인들의 금융사정 또한 꾸준히 나빠졌다.

이들 기업이 경기회복 온기는 쬐지 못하고 신용도 낮은 한계 소비자에게 먼저 덥쳐 올 금리상승 한파에 먼저 노출된다면 정부의 직접개입이 따르더라도 부분적 손상까지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융사는 부실 위험이 커지는 악조건에서 가계부문은 소득의 안정화 없이 빚이 크게 늘어났다는 압박감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특히 집 때문에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서 빈곤에 빠진 사람들에겐 활로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중층적이고 긴 안목의 복합 처방과 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크게 나아질 게 없이 어려움이 지속되는 갑오년으로 다가올 공산이 커 보이는 까닭들이다.

금융연구원은 22일 낸 ‘우리나라 가계자산 구조의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개인 임대사업자들이 부동산자산을 유지한 채 전세의 월세전환을 가속화하면 저소득층 무주택 가계 부담이 늘어나므로 중장기적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중하위 소득층의 경우 자산형성 자체의 어려움이 있어 금융자산 형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효과를 내서 부동산 보유자들이 금융자산으로 갈아타기 시작하는 선순환이 일어나더라도 당장의 사각지대는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너른 시야로 대응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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