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여전히 제멋대로인 생보사 사업비 공시

원충희

webmaster@

기사입력 : 2013-12-18 21:53 최종수정 : 2013-12-19 12:36

당국·업계 사업비율 산출방식 ‘따로국밥’
최대 20%p 차이 보여…통일된 기준 필요해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여전히 제멋대로인 생보사 사업비 공시
#. P생명의 변액보험을 가입한 박OO씨(54세), 얼마 전 뉴스에서 P사가 보험료의 30%를 사업비로 떼어간다는 소식에 크게 불쾌해 보험을 해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P사는 자사의 경영공시자료를 보여주며 사업비율이 6% 정도라면서 해약을 말렸다. 뉴스에서 본 것과 다른 수치에 박 씨는 누구 말이 맞는 건지 가늠하기가 어려워 혼란스러웠다.

금융당국과 생명보험사가 여전히 사업비율을 통일된 기준 없이 제 입맛대로 공시하고 있다. 당국은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생보사는 일반계정과 특별계정을 합한 전체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계산하다보니 사업비율이 최대 20%p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사업비율 산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 변액보험이 도입된 이후 특별계정의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9월말 기준 PCA생명의 사업비율은 29.7%지만 생보협회 경영공시에 기재된 사업비율은 6.7%로 무려 23%p의 차이가 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금감원 통계로는 31.4%, 자사 경영공시는 12%로 격차가 19%p 이상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생보사의 사업비율이 금감원 통계와 경영공시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감독당국과 생보사가 사업비율을 서로 다른 수치로 제각각 공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 변액보험 많이 파는 보험사 불리해

원인은 사업비율 산출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사업비율은 수입보험료 대비 사업비의 비중으로 계산되는데 금감원은 일반계정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생보사들은 일반계정과 특별계정을 합한 전체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산출하면서 수치가 서로 다른 것이다.

유창민 금감원 생명보험팀장은 “생보사의 사업비는 보장성보험이든 변액보험이든 일반계정으로 넘어가 처리됨에 따라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를 사업비로 나눠 계산한다”며 “2001년부터 특별계정이 도입됐지만 사업비율 산정에 대해서 산식이 바뀌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특별계정은 실적배당상품을 운용하기 위해 따로 분리한 계정으로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등을 여기에 표기하고 그밖에 보장성보험과 공시이율형 저축성보험은 일반계정에 기재한다. 즉, 변액보험을 많이 판 보험사일수록 금감원 통계에서는 사업비를 많이 쓰는 것처럼 나온다.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외국사들이 국내사들보다 평균적으로 사업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차이가 20%p 이상 나는 것은 문제”라며 “이 수치만 보면 고객 보험료의 3분의 1 정도를 사업비로 떼어간다고 오해해 소비자들이 보험사를 크게 불신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 사업비는 민감지표…개선논의 全無

보험사의 사업비는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나오므로 소비자에게 민감한 문제다. 실제로 작년 4월 발생한 변액보험 수익률 논란도 사업비의 개념을 잘 몰랐던 소비자들의 불신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감독당국은 연금 등 저축성보험 수익률과 환급률을 높이기 위해 사업비 절감을 요구했고 온라인 판매 등을 적극 주문했다.

또 생보사의 경우 사업비차익 의존도가 높아 사업비는 경영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사업비차익(비차익)은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데 보험료 산출시 예측했던 사업비보다 실제 지출한 사업비가 적을 때 얻는 이익이다.

금감원과 보험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FY2009(2009년 4월~2010년 3월) 생보사들의 비차익은 1조9990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66.3%에 달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이 예정사업비를 과다하게 책정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FY2009 이후의 비차익 자료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사업비는 민감한 주요 경영지표지만 사업비율 산출에 대한 통일된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2000년 초반 변액보험이 도입된 이후 판매가 증가해 오면서 이같은 문제가 불거져 나왔지만 아직까지 개선에 대한 논의는 없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특별계정 도입으로 사업비율 산출규정이 바뀌면 기존에 축적해온 데이터와 비교가 힘들어지는 문제가 있다 보니 변경 없이 그대로 왔다”며 “특별계정의 증가로 당국과 업계에서 공시한 사업비율의 차이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회원사로부터 특별히 개선요구가 들어오지 않아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