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원 하락한 1053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최저점인 1054.79원이 붕괴됐으며, 이는 지난 2011년 8월 2일 이후 최저치다. 환율추락의 표면적인 원인은 미국 달러화약세다. 최근 달러화 지수는 여전히 80포인트 내외에서 맴돌고 있다. 최근 미국 고용 등 경제지표의 호조세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속되며 위험자산선호현상이 뚜렷해짐에 따라 안전자산에 속하는 달러약세를 부추겼다
튼튼해진 우리나라의 외환안정성도 환율하락의 요인이다. 외채의 안정적 관리, 외환보유액 증가, 10월 사상최대 경상수지 흑자 등 경제펀더멘털이 양호하다. 초점은 미국의 양적완화조기종료, 즉 테이퍼링(Tapering:긴축재정)의 시행이다. 미 연준에서 테이퍼링을 앞당겨 시행한다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일환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상대적으로 원화는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적완화종료에 대한 결정없이 논란만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환율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더라도 환율 1050원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원화강세는 좀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이머징국가들의 수출 경기 불안감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이머징 통화의 강세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일단 원/달러 환율이 1050원을 하회해 1040원 정도까지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최근과 같은 원화의 달러화 대비 강세 및 엔화 대비 초강세 현상은외환시장에서의 수급 요인뿐만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측면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라며 “원화가 위험자산 통화이기 때문에 해외불확실성 요인, 혹은 내부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원화 절상압력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