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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대전환기 어디로 가나 ⑬ 정글 가서도 생존 장담할 은행은 희귀종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3-12-04 22:26 최종수정 : 2013-12-04 22:33

이익-부실-충당금 다각진단 어딘가는 꼭 아파
공공부문 악화 심화, 市銀은 특정약점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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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대전환기 어디로 가나 ⑬ 정글 가서도 생존 장담할 은행은 희귀종
#1 감독당국이 공개하는 지표를 보나 금융투자업계 분석보고서를 볼 때 은행 여신건전성을 재는 가장 대표적 잣대로 꼽히는 기준으로는 은행 가운데 선두권을 달리는 한 시중은행. 그런데 부실채권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고정이하여신 규모와 본원적 이익규모를 비교해보니 중위권으로 밀려난다. 올해 들어 다른 은행보다 충당금을 월등히 덜 쌓는 여유를 부릴 만큼 건전성 지표가 좋은데 이익창출력이 좀체 치고 나가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자산 규모를 비롯한 덩치로 보나 이익창출 규모로 보나 남부럽지 않은 경영지표를 내면서 아무 것도 꿀릴 게 없었던 또 다른 시중은행. 일부 은행은 한 분야라도 우위에 오르고 싶어하는데 도리어 모든 영역에서 확실한 경쟁우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일 듯한 이 은행도 치명적 결함을 드러냈다. 이익창출 규모가 주춤하는 사이 고정이하여신이 불어났고 이 둘을 비교해 본 결과, 나쁜 축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받아 마땅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던 곳인데 어려움이 커진 양상이고 새롭게 같은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은행은 오죽하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립해 놓았던 경영지표로는 알 수 없었던 은행 건강상태가 이미 주어진 정보로 조금만 가공해 보아도 얼마든지 다른 결과를 뽑아 낼 수 있고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지만 결코 낙관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기구 사이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어떻게 얼마나 규제를 강화하는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 국내 은행 가운데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대표적 시중은행과 기은, 농협, 산은 등 공공부문 은행 등 모두 7개 은행을 대상으로 이익창출력과 건전성 딱 두 가지 지표에 집중하기만 해도 그런 결론이 나온다. 이익창출력 또는 이익의 질을 파악하기 위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것에 판매관리비만 뺀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충전이익) 규모로 살펴보았다. 건전성 지표로는 고정이하 부실채권 규모와 충당금적립률을 주로 활용한 결과다. 일단 경기가 하강 터널을 지나고 있었고 기존 경영지표로 일반적으로 살펴보아도 시원찮아지던 터였는데 한 겹 더 들추면 경각심을 품음직한 장면이 군데 군데 확인된다.

◇ 국내 플레이어 치고 성치 않은 곳 없는 데 없어

이익창출력 면에서 최강을 다투는 A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충전이익 규모를 냈다는 점에서 흡족해 할 만 할지 모른다. 더 많은 이익을 낸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대형은행 사이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되니까 사실상 MVP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올해 만들어 낸 이익 규모보다 고정이하여신이 2배 정도 더 많다. 딱 3년 전 1.14배 많았던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악화양상이 거칠기만 하다.

자꾸만 껄끄럽게 여겨지는 경쟁은행보다 2010년 당시에도 건전성 지표로는 뒤 처졌고 절치부심 다각적인 개선노력을 펼쳐서 성과를 얻었는데도 압도적으로 앞서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일부 단면에선 열세가 계속되니 괴롭다. 물론 객관적으로 7대 은행 전체를 살피면 이 은행이 외로움을 느낄 이유는 없어 보인다.

◇ 이익 주저 않은 상태에서 부실 짐 불어나듯

7대은행 전체 충전이익 규모는 2010년 20조 5058억원으로 20조 5877억원에 그친 부실채권 규모를 오히려 능가했다. 사상 최대 순익을 넘볼 뻔 했던 2011년으로 이어지던 영화는 지난해부터 뚜렷히 기울었다. 급기야 올해 3분기까지 순익은 11조 2190억원으로 밀려 났는데 부실은 21조 4558억원으로 그동안 감축 노력이 무색해진 채 육중한 무게로 짓누르는 형국이다. 딱 1.91배 많은 부실채권 규모. 4분기 새로 생기는 부실이 크게 줄더라도 충당금 적립률이 너무 낮고 부실채권비율은 높은 형편에 건전성 개선 투자를 하고 보면 순이익은 별반 기대할 게 없을 공산이 크다.

국책은행 가운데 한 곳은 부실로 분류되는 여신이 늘어나는 바람에 멀쩡했던 지표들이 줄줄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 해 충전이익이면 부실을 다 떨어내고도 남는 게 있을 정도의 호시절은 가고 부실규모가 3배 이상 더 많아져 버렸다. 이익을 끌고 가던 힘이 떨어져 후들거리던 처지인데 짊어진 짐이 커진 격이다.

그나마 1997년 이후 전통적 지표로 꼽혔던 부실채권비율 면에서 개선에 나설 길이 먼 은행도 여럿 있고 부실 비율은 쉽게 안정권으로 떨어뜨릴 수 있을지언정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수준을 2008년 위기 전으로 되돌릴 역량을 갖춘 은행도 없다.

◇ 부실 비율이 너무 높거나 충당금적립이 절대 부족하거나

수익기반의 다각화와 확충을 위한 스마트금융과 특화상품 및 서비스 출시는 한 주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공략에 대거 나서서 성과를 크게 거두기 전에는 크게 차도를 보이기 이렵다는 게 일반적 지적이다. 결국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사회를 헤쳐 나갈 만큼 독자적 생존력을 갖추랴 해외에서 완전히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하랴 건전성 지표 개선에 나서랴 어림 잡아 3중고를 견디고 자생력은 자생력대로 길러야 하는 곳. 은행권이 자초했으니까 운명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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