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는 은행지점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겸업화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지난 2003년 시행돼, 도입된 지 만 10년이 지났지만 보험업계와 은행권간에 규제완화와 현상유지를 놓고 오랫동안 갈등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
은행권은 한 보험사의 상품판매액이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25% 룰’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보험업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수익확대’를 놓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려는 움직임 속에서 정작 소비자는 뒷전이 되어버린 격이다.
세종대 정재욱 교수는 “방카슈랑스가 확대되면서 보험사간 과당경쟁을 불러왔으며 은행은 거기에 편승해 과다하게 수수료를 편취하면서 정작 혜택을 봐야할 소비자들은 혜택을 보지 못했다”며, “방카슈랑스를 바라보는 금융회사의 시각이 단순히 수익확대가 아닌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그는 “방카슈랑스가 본래 도입취지에 맞게 10년 동안 운용돼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은행과 보험사가 서로 혜택을 공유하겠다는 마음자세를 가지고 접근해야 하며, 소비자 중심의 전향적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방카슈랑스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리베이트, 꺾기 등의 처벌수위를 강력히 하는 등 정책당국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허연 교수는 “은행이 수익성 확대에 치중해 방카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며, “방카슈랑스 발전을 위해 은행 고객자료를 근거로 보험사에 신상품 개발 건의 등 보험업계와 어떤 대화를 하고 시장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서로 수익을 더 가져가기 위해 경쟁할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보다 친밀한 형태의 방카슈랑스가 시행될 경우 소비자뿐 아니라 보험사와 은행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