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은 대인배상Ⅰ, 대인배상Ⅱ, 대물배상, 자기신체사고(자손), 자기차량손해(자차), 무보험차상해 등 크게 6개의 보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대인Ⅰ과 대물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에 따라 의무가입이 규정돼 있다. 그 외에 나머지는 가입을 선택할 수 있는 임의담보다. 자동차보험을 사회보험으로 인식하는 근간은 바로 이 2개의 책임담보에서 기인했다.
2000년 자동차보험료 자율화 조치가 실시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자동차보험 시장은 여전히 가격통제 시장이다. 요율수준에 시장상황이 연동되기보다는 정책당국과 여론의 압력이 더 강하게 반영됐다. 과거 공영보험이었다가 자율화됐던 만큼 아직도 자동차보험은 사회보험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자동차보험료를 준조세처럼 여기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를 보면 FY2012 대인Ⅰ과 대물의 손해율은 각각 78.8%, 82.3%로 임의담보 보다 높은 수준이다. 임의담보에서도 자차와 무보험차상해를 제외하고는 70% 중반대다.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에 따라 수년간 초과수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은 한정된 범위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단 가격조정이 불가해 지급보험금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리비, 렌트비, 진료비 등의 적정화를 내세워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방안들이 필시 타 업계와의 충돌은 물론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각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행정부처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개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담보별 이원화를 주장하게 된 이유도 여기서 비롯됐다. 대인Ⅰ과 대물 등 책임담보는 보험료 규제를 더 강화하고 그 외 임의담보는 요율을 자유화해야 한다는 방안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의무가입 부분과 임의가입 부분이 혼재돼 있어 공적보험과 사적보험의 경계에 걸쳐 있다”며 “책임담보는 가격을 손대지 못하더라도 임의담보는 보험료를 합리화해야 손해율을 어느 정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