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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보험런’…수수료 체계 때문?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0-13 18:26 최종수정 : 2014-02-22 00:44

판매수당 초기에 집중…해약해도 ‘수수료 환수’ 없어
평판리스크 발생시 ‘패닉’…은행은 ‘강건너 불구경’

은행창구에서 동양생명의 보험이 대량 해지되는 일명 ‘보험런(Insurance run)’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방카슈랑스의 수수료체계가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지율 높은 채널인 방카슈랑스에서 주로 파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모집수수료를 일시에 혹은 단기간에 지급하고, 해지한다 해도 수수료를 환수하지 않다보니 은행이 계약유지에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그룹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발생한 동양생명의 대규모 해약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은행창구에서만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2400억원 정도가 해약환급금으로 나간 것으로 파악되는데, 업계에서는 이정도면 빠져나갈 돈은 다 빠져나갔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태의 1차적인 원인은 ‘동양’이란 브랜드의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지만 판매에만 유리하고 유지에는 취약한 방카슈랑스의 수수료체계가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약한다 해도 수수료가 환수되지 않고, 주로 팔리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수수료가 일시에 지급되는데다 연금저축도 1년 안에 수수료 대부분이 지급되는 등 은행이 보험계약 유지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단순히 막연한 불안감 때문인가

이번 동양생명의 보험해지건 중 70%가 은행창구에서 이뤄졌으며 대부분이 저축성보험이다. 방카슈랑스는 일반적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이 높은 채널로 분류되는데 BNP파리바카디프생명, IBK연금보험, KB생명, 하나생명 등 유지율이 높은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을 주로 파는 은행계 혹은 방카슈랑스 비중이 큰 회사들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방카에서 파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은행 PB센터 등 통해 판매되는 만큼 경제적 여력이 있는 고객들이 가입한다”며 “해약이 보통 경제적 문제서 기인하는데, 일정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담보한 고객들이 주로 가입하는 일시납 상품은 해약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IBK연금보험 관계자 역시 “방카 유지율이 높은 이유는 금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은행고객들을 주로 상대하기 때문”이라며 “예금 및 대출수준, 금융거래 규모, 신용수준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자연스레 우량고객을 타깃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동양생명 사태는 가입자의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동양’ 브랜드의 신뢰성에 금이 가면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기존의 해약원인과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한다. 업계에서는 계약자들의 막연한 불안감도 원인이었지만 이 정도의 패닉을 제어하지 못하는 제도적인 문제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바로 유지에 취약한 방카슈랑스 수수료체계다.

◇ 평판위험과 수수료 모순의 합작품

방카슈랑스에서 팔리는 상품은 대부분 저축성보험으로 일시납 보험과 연금저축 등이 주류다. 수수료는 보험료 납입기간을 따라가는데 일시납은 한 번에 모두 지급되고 연금저축은 70%가 1년 안에, 30%는 납입기간과 7년 중 짧은 것을 택하는 구조다.

방카슈랑스 상품은 청약철회, 반송, 민원에 따른 해지는 수수료를 환수하지만 그 외에는 이미 지급된 수수료를 환수하지 않는다. 단지 해약시점 이후의 수수료만 지급하지 않을 뿐이다. 즉시연금 같은 일시납 상품의 경우, 중도에 해약해도 은행은 이미 수수료를 일시에 다 받았기 때문에 손해 보는 것은 없다. 연금저축 같은 상품 또한 수수료의 70%가 단기간에 모두 지급된다. 삼성화재는 11개월, 한화생명은 12개월 정도로 각 사별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1년 내로 모집수수료 지급이 완료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런의 기세를 누그러뜨린 것도 동양생명의 사명변경 및 독립경영 발표보다는 금융감독원이 구두경고와 현장점검을 하는 등 은행에 직접 ‘액션’을 가한 효과”라며 “현행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팔고 나면 끝이라는 식으로 유지에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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