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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잠자는 사자 ‘우체국보험’…농협 버금가는 덩치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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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0-06 17:41 최종수정 : 2014-06-11 23:24

수입보험료 10조원 수준 ‘생보 5위급’…FC·창구영업 모두 강점
소액단순상품 위주 “온라인채널 적합해”…우편·예금과 고객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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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잠자는 사자 ‘우체국보험’…농협 버금가는 덩치
FTA 협정에 따라 내년도부터 우체국보험이 민영보험사와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된다. 그리고 보험사들도 내년부터 CY(1~12월) 회계기준을 사용하게 된다. 비록 우체국보험이 직접적으로 보험시장에 출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과의 비교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우체국보험에 대한 견해가 크게 2가지로 갈리는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반응과 농협보다 파급이 더 클 것이란 반응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우체국보험에 대해 모르는 면이 더 많았기에 본지는 우체국보험의 구조와 강·약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우체국보험의 규모는 농협생명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민영시장에 출범시 생보업계는 ‘5강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우체국에서 창구판매와 방문판매 모두 할 수 있다는 것과 우편, 예금과의 고객제휴가 가능하다는 부분이 특장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소액의 간편한 우체국보험상품은 온라인채널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 텔레마케팅 채널을 통한 시장확대 여부가 관전포인트로 여겨진다.

6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보험은 손해보험, 퇴직연금,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않아 생명보험으로 카테고리가 분류된다. 관할부처인 우정사업본부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정부기관이지만 운영비용은 세금이 아닌 자체조달(self funding)되고 있다. 때문에 우체국보험은 기업회계를 쓰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된다.

우체국보험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41조6651억원, 자본금 1조6830억원, 수입보험료는 9조8488억원이다. 민영생보사와 비교해보면 업계 4위인 농협생명(자산 44조원, 수입보험료 10조9000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또 미래에셋생명(자산 19조원, 수입보험료 5조원), 신한생명(자산 17조원, 수입보험료 5조원) 등 5위권 그룹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히 크다. 우체국보험이 차후 분리돼 민영시장에서 출범한다면 생보업계는 ‘빅5’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 설계사와 직급영업, 비중 엇비슷해

우체국보험은 창구판매(인바운드)와 FC영업(아웃바운드)이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체국보험 판매채널은 민영보험사의 보험설계사에 해당하는 우체국FC, 우정사업본부 소속 직원 등의 대면채널과 2010년 12월에 도입한 TCM(텔레마케팅)채널이 있다.

전국 우체국 수는 민간이 운영하는 별정국까지 합쳐서 3641개, 판매채널별 조직규모는 직원, 우체국FC, TMFC(텔레마케터) 순이다. 우체국FC의 경우 2009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로 현재 4500여명, MDRT가 100여명 정도다.

판매채널별 신계약고 실적은 우체국FC 및 우체국창구 판매실적이 2009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인 반면 일반직원의 판매실적은 감소세이다. 신계약고 비중을 보면 42%는 우체국FC가, 41%는 창구 및 방문판매하는 직급영업 실적이다. 그 외에 관서물량이 4조원 정도 된다. 상품별로는 우체국FC 실적의 48%는 보장성보험이며 저축성보험은 창구판매가 45%, 일반직원이 31% 정도다.

2010년에 오픈된 TCM채널은 영업개시 후 지난해 말까지 신계약 3만3869건, 신계약고 3313억원, 수입보험료 6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 채널은 우정사업본부에서 제도 및 전략을 기획·수립하고, 운영은 서울지방우정청, TMFC 유치와 육성 및 관리업무는 민간전문업체, 통화내용품질관리는 우체국금융개발원에서 각각 나눠 수행하고 있다. 비대면 영업의 특성상 충동구매, 불완전판매의 개연성 등이 높지만 유지율이 주요 민영보험사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 TM채널 13회차 유지율을 비교해보면 우체국TCM이 92.1%, 라이나생명 82.2%, AIA생명은 79.8%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TCM센터 확대가 필요하나 인력과 예산확보, 마케팅대상 고객정보(DB) 확보에서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 소액간편상품으로 온라인 ‘눈독’

우체국보험 내에서는 우체국보험상품이 단순하고 가입이 편리한데다 보험료가 저렴한 특징을 갖고 있어 인터넷, TM채널이 적합하다는 시각이다.

우체국금융개발원 관계자는 “선진국의 보험판매채널은 고객의 니즈에 따라 특화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는데 비전속 대면채널 및 은행은 독립성이 강해 투자형 또는 사망담보 상품과 같이 고도의 자문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층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인터넷, TM은 자문기능이 약한 저축성 및 제3보험에 적합한 채널로 우체국보험상품의 전반적 특성에 맞는 판매채널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판매채널 운영경험 부족, 개인정보보호 강화 등이 위협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TM 영업대상이 되는 고객정보의 양을 늘리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기업 형태인 우정사업본부의 시너지 증대 차원에 우편 및 예금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차판매(Cross-selling) 등의 제휴마케팅이 대안으로 지목됐다.

또 한편으로 우체국보험은 우체국FC 및 직원 등이 고객과 직접 대면해 판매하는 채널이 대부분이라 대면채널의 고령화에 따른 젊은 고객층 확보의 한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민영보험사는 50대 이상의 설계사 비중이 21% 수준인데 반해 우체국FC는 50대 이상이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고령화가 심각하다.

더구나 2004년 10월부터 인터넷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사이버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광고, 이벤트, 프로모션 등의 마케팅 부재로 가입실적이 극히 미흡하다. 우체국보험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우체국금융개발원이 일본의 인터넷 전용보험사 라이프넷의 사례를 유심히 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우체국금융개발원 관계자는 “고객 중 30대 이하 고객이 전체의 76%에 달하는 라이프넷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또 보험시장 포화와 90%에 달하는 가구당 보험가입률 등 신규고객 확보가 어려운 현실에서 라이프넷 가입고객의 48%는 생애최초 보험가입자라는 부분은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체국보험은 한미FTA 발효로 인해 손해보험, 퇴직연금,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못하는 특수성까지 중첩돼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적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향후 우체국보험 판매채널 전략의 핵심적 내용은 현재의 주력채널인 우체국FC채널의 전문화, 비대면채널의 비용·효율적인 장점을 살리고 날로 증가하는 고객니즈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TCM채널의 확대가 되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보험판매채널 트렌드인 상품판매 완전위탁형 또는 독립형 판매채널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민영보험업계 반응은 ‘극과 극’

아직 민영보험시장에서는 우체국보험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 항간에서는 우체국보험이 출범하면 농협생명과 부딪힐 것이란 시각도 있으나 정작 농협생명은 별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언뜻 우체국보험과 시장이 겹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과거 농협공제와 우체국보험이 같이 운영되고 있을 때도 고객층이 나뉘어 있을 정도로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체국보험이 농협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가망고객 확보라는 관점으로 보면 우체국보험은 농협보다 더 파급이 클 것으로 본다”며 “업계나 당국에서야 우체국보험 같은 유사보험과 민영보험을 구분하지, 고객은 우체국보험과 삼성생명·화재의 상품을 따로 구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체국보험은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광범위한 영업망과 국가기관을 등에 업었다는 이점을 가진 재야의 강자”라고 평가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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