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손보업계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두낫콜 신청건수는 9월말까지 118건에 그쳤다. 그동안은 팩스, 이메일, 방문접수 등 오프라인으로만 신청을 받아 신청건수가 별로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이달 2일부터 인터넷으로 원스톱 처리 가능한 ‘e-보험정보 고객센터’가 오픈되면서 소비자들의 두낫콜 신청이 훨씬 수월해졌다.
두낫콜은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게 했던 개인정보 활용동의를 취소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추진한 개인정보보호책 중 하나다. 자동차보험 만기가 다가올 때쯤 과도하게 걸려오는 가입권유 전화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기 때문. 달리 말하면 두낫콜 신청이 활성화될수록 자동차보험 텔레마케팅 영업은 제약을 받게 된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두낫콜 서비스를 구축할 무렵 보험개발원에 동부화재, 더케이손보 등 몇몇 보험사가 찾아가서 항의한 적이 있다”며 “손보사들은 금융위 지시사항이라 반대할 명분이 없었지만 영업타격을 크게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두낫콜은 보험개발원이 가진 계약자정보를 조회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자체 고객정보가 많은 보험사는 당장에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며 “공격영업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는 손보사는 계획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텔레마케팅은 고객의 문의에 응대하는 인바운드와 고객에게 먼저 전화해 구매·가입을 권유하는 아웃바운드 방식이 있다. 손보업계에선 온라인 영업부문이 클수록, 공격적인 영업을 할수록, 아웃바운드 비중이 높을수록 두낫콜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온라인 전업사들과 아웃바운드 비중이 높은 동부화재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는 “아웃바운드 비중이 35% 정도지만 온라인 전업사인 만큼 체감하는 우려가 높다”며 “자동차보험 비중이 큰 온라인사와 아웃바운드 비중이 높은 손보사가 아무래도 더 민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두낫콜이 현재는 자동차보험에 한정돼 있지만 이후에 장기보험, 생명보험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다. 권흥구 보험개발원장 대행도 “자동차보험만 아니라 생명보험, 장기손해보험 등 타 보험종목에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확산의 여지를 남겼다.
손보사 관계자는 “아직은 자동차보험에 한정돼 시범운영하는 수준이지만 효과가 나타난다면 금융위가 다른 종목에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금저축, 정기보험 등 텔레마케팅으로 영업하는 생·손보사 모두가 타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