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이 내달 오픈될 신(新)보험시스템에 맞춰 변액보험 판매에 필요한 금융투자업 인가를 당국에 신청할 예정이다. 보장성보험과 유배당 저축성보험에 편중돼 있는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해서 변액보험이 필수이기 때문.
여타 생보사들이 ‘신사협정’을 거론하면서 반발하고는 있지만 시간문제일 뿐 결국은 판매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암묵적인 관측이다. 신사협정은 농협생명 출범시, 단위조합에 대한 방카슈랑스 25%룰을 5년간 유예 받는 대신 퇴직연금,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묵시적인 합의를 말한다.
농협생명 내부에서도 변액보험 도입을 두고 견해차가 제법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안에서도 목소리가 갈라지는데 크게 보면 외부에서 영입된 임직원들이 변액보험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며 “공제시절부터 있었던 내부출신들은 변액보험의 필요성을 잘 체감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사업비가 높은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작년 3월 출범을 전후로 공제에서 보험사로 전향하면서 민영보험사 임직원들을 많이 영입해왔다. 전체 임직원에서 외부출신과 내부출신들의 비중이 반반 정도인데 일반 사기업과 다른 사내문화에 외부출신들이 의아해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일이다.
농협생명 외부출신의 한 직원은 “민영기업은 수익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업무 스타일도 최대수익 추구인 반면에 공제시절부터 있었던 내부출신들은 최대수익 경영에 반감을 표출하기도 한다”며 “이들은 적정수익만 챙기고 싸게 파는 게 협동조합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온도차가 드러나는 분야가 변액보험 뿐만은 아니다. 보험대리점(GA)과의 제휴에서도 수수료 수준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보인다. 또 다른 농협생명 관계자는 “GA 수수료율이 업계에서 중간 정도인데 이것도 많다는 지적이다”며 “수수료를 좀 높여 많이 팔겠다는 인식보다는 저렴한 보험료 유지를 강조해 일반 보험사와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점들이 협동조합과 민영기업의 차이로 여겨진다”며 “농협의 이같은 인식은 뿌리 깊게 박혀있어 외부출신들로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험사 관계자는 “갓 출범해 구성원이 다양한 조직은 내부에서 인식 및 문화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를 적절히 통제하고 해소하는 경영진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라고 조언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