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만 앞서 발표했을 뿐 우리금융과 신한지주 등 일찌감치 실적 발표하는 경쟁 금융그룹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KB금융만큼 수익 침하와 비용 증가 쌍방향 악화의 가파름이 심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판단은 지난 26일 KB금융이 내놓은 2013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하다가 파악됐다.
◇ 총영업이익·충전이익 등 핵심지표 옆 걸음
KB금융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총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상반기 4조 7742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4조 2695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엔 3조 6629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이익창출력 면에서 퇴조의 길을 걷고 있음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총영업이익에 판매관리를 반영하지 않은 충전이익 규모 또한 지난 2011년 상반기 2조 8939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2조 3099억원으로 감소했고, 올 상반기(1조 6620억원)에는 1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총자산에 대한 총영업이익률을 구해 봐도 당연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총자산에 대한 총영업이익률을 구해본 결과 KB금융은 지난 2011년 상반기 354조원의 총자산으로 3조 6629억원의 총영업이익을 내 1.34%의 이익률을 보였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총자산 369조 2000억원 중 총영업이익으로 4조 2695억원을 남기면서 이익률은 1.15%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엔 총자산이 375조 8000억원을 기록했지만 0.97%의 이익률을 내는데 그쳤다.
반면에 이익 대비 판매관리비용률은 지난 2011년 상반기 39.38%에서 지난해 상반기 45.89%로 올라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54.62%로 불어나더니 50%대를 찍었다.
◇ 판관비용률 30%대에서 50%대로 껑충
저금리·저성장 장기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자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선 어윤대 전 회장의 대표적 결단에 빛이 바래진 셈이다. 주력자회사 국민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연말 1.36%보다 0.56%포인트 늘어난 1.92%로 악화됐고 연체율은 같은 기간 0.97%에서 1.01%로 늘었다.
국민은행 NPL 커버리지 비율은 161.2%에서 114.9%로 떨어졌다. 이번주 줄 이을 예정인 주요 경쟁그룹 이익창출력과 자산건전성에 비춰볼 때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 포함 KB금융 경영진들의 책임이 막중한 가운데 지난 12일 임영록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출범 다섯 돌이 임박한 종합금융그룹이면서도 경쟁그룹에 비해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와 시가 총액이 열세”라는 점을 직시하고 강점극대화를 통한 성장기반 구축은 물론 비은행 등 부족한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임 회장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