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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보험금 위한 심의조정기구 필요해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7-29 07:58 최종수정 : 2013-07-29 17:53

보험사 주도의 보험금 책정이 민원유발
손해사정 위상 제고와 객관성 강화해야

보험금 산정 관련 민원감축을 위해 ‘손해사정 심의조정기구’를 설치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 우선 손해사정사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등 업무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반대가 크다보니 금융당국은 원론적인 시각에선 공감하지만 손대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사정업계가 금융감독원과 보험사, 손해사정사와 소비자대표가 참여하는 ‘손해사정 심의조정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금융당국에 전했다. 손해사정(약칭 ‘손사’)은 보험사고가 나면 발생원인과 손해금액, 보험 보상여부와 보상금액 등을 평가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가들이 손해사정사다. 손사제도는 보험금 책정이 보험사에서만 이뤄지면 소비자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1978년에 도입됐다.

그러나 도입취지와는 달리 손해사정사는 현재 보험사의 입김에 휘둘려 독립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손사업계의 주장이다. 고용형태별로 손해사정사는 보험사 및 보험사 자회사로 있는 손사법인 소속의 고용손사와 보험사 업무를 위탁받는 위탁손사, 보험사에 고용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하는 독립손사로 나뉜다. 이렇게 고용형태가 나뉘다보니 고용손사, 위탁손사는 보험사 영향 하에서 독립적 업무를 기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는 보험금 산정과 지급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무래도 보험사측 손사는 보험금을 줄이려 하고 소비자가 선임한 독립손사는 액수를 높이려 한다는 것. 때문에 이에 대한 객관적인 분쟁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손사업계가 건의한 사항은 이렇다. 손해사정사에게 손사결과에 대한 이견조정권 또는 보험금관련 분쟁조정의 경우 해당 손해사정사의 의견진술 및 설명권리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더불어 보험사, 소비자 양측이 손사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중재가 필요하므로 심의기구를 설치해 손해사정서의 내용검토 및 심의 후 적정성 판단결과를 통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손사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의 이견조정기능은 사실상 곤란한 게 보험사와의 재협의를 종용하거나 제3기관의 진단 등을 요구한다”며 “분쟁조정 기간도 길고 보험사가 분쟁조정 이후에 소송을 걸거나 민사조정을 남발해도 딱히 조치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손해사정사는 보험금청구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분쟁 중에 의견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손해사정, 제 역할 할 수 있나?

이같은 주장이 나온 배경은 민원감축이 감독당국의 최우선의제가 된 것과 보험사의 그늘에서 제 목소리를 내려는 손사업계의 의식이 맞물린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민원현황에 따르면 보험민원의 30% 가량이 보험금 산정 및 지급 등 손사에 관련된 것이다. 또 보험금 산정 및 분쟁과정에서 손해사정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손사의 위상제고에 크게 도움이 된다.

김명규 목원대 교수는 “보험분쟁 발생원인을 보면 손사와 관련된 건이 많은데 이는 보험금 산정이 독립적이지 못하고 보험사 주도하에 진행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며 “금감원, 소비자원 등에 분쟁조정제도가 있으나 분쟁조정신청의 폭주로 인력보충이나 처리기간의 단축 등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손사결과를 보고하는 손해사정서가 단순 참고용으로만 취급받는 점은 손사업무가 도입취지를 벗어나 있다는 의미”라며 “소비자 권익향상과 민원감축을 위해서 손사제도의 개선 등이 필요한데 심의조정기구 설치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손사업계와 학계의 건의가 정책에 반영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선 보험사들의 반발이 심한데다 주무부처인 금융당국도 크게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사제도의 개선 등은 법제 개정이 필요한 부분들이라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중대사안도 아닌 만큼 시간을 갖고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 손해사정업 종사자 현황 〉
                                                         (단위: 명)
자료 : 한국손해사정사회(2012년 3월말 기준)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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