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FY2012(2012년 4월~2013년 3월) 국내 보험사의 해외수재보험 영업이익은 486억원을 기록, 전년에 802억원의 적자를 낸 원인이었던 태국 홍수의 여파를 말끔히 씻어냈다. 2011년 7월부터 넉 달이 넘게 계속된 태국 홍수는 코리안리에게 1900억원의 손실을 입혔는데, 지난해 8월 20일 코리안리 본사에서 태국 홍수의 피해 현황과 앞으로의 해결과제를 정리해 발표하는 자리가 열린 것도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위해서다.
당시 코리안리의 싱가포르 지점에서 발생한 태국 홍수 손실규모는 1억1800만달러, 싱가포르 지점이 거둔 수재보험료 1년치의 2.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더불어 싱가포르 지점이 태국 현지에서 인수한 계약뿐만 아니라 본사에서 인수한 일본특약에서도 대지진을 훨씬 상회하는 손실을 얻었다.
그동안 태국은 자연재해 위험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돼 리스크관리가 미비했다는 점이 주 원인으로 지적됐다.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고는 하나 싱가포르 지점이 인수한 특약재보험 중 비례특약이 60%를 넘고 있는데다 손실을 제한하는 이벤트 리미트(Event Limit)도 설정이 안 돼 있었다. 또 공동인수 및 교환형태 재재보험(재보험을 다시 보험)특약에 참여한 것도 손실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재보험사의 주요역량인 언더라이팅 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본사와 지점, 특약-임의재보험 누적에 대한 관리시스템 개선과 캣본딩 도입을 통한 객관적 누적관리 및 요율산정, 손해사정 전문성 강화, 재재보험 특약인수 제한 등이 개선대책으로 나왔다.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위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인수여부를 결정하는 언더라이팅 능력은 재보험사의 기본 역량”이라며 “업계에서 안전계약으로 평가받는 태국 건수들의 잠재위험을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리안리는 태국 홍수가 잠재위험의 개념을 바꾼 재해로 인식하는데 이로 인해 자연재해 누적위험 관리과 해외수재의 보수적 운영 필요성을 다시 상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리안리 싱가포르 지점은 재보험 하드마켓(요율상승기) 추세에 따라 손실만회를 위해 태국시장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2012회기는 EPI(추정수입보험료) 1422만달러로 전년(769만달러) 대비 85%의 성장을 시현했는데 하드마켓으로 요율이 인상된 비비례특약은 코리안리 요율을 제시해 710만달러를 거둬 3배 이상 늘었다. 인수한 보험계약의 손해율은 14.3%, 합산비율 31.5%로 우량수준이다.
〈 코리안리 싱가포르 지점 태국 실적 〉
(단위 : USD, 천건)
(자료 : 코리안리, EPI:Estimated premium income 추정수입보험료)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