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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AOS, 계속되는 ‘공정성’ 논란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6-19 22:06 최종수정 : 2013-09-18 16:47

본질은 수리비 산정 헤게모니를 둘러싼 분쟁
자동차보험 적자와 군소정비사 난립의 폐해

보험개발원의 자동차보험 정비견적시스템인 AOS(ARECCOM Online System)가 계속된 편향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대체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정비업계에서 피력하고 있지만 이제는 국토교통부까지 가담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쟁의 이면에는 AOS의 문제가 아니라 보험금 산정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손해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대리전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국토교통부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자동차보험 정비견적프로그램 설명회’를 개최했다. 형식적으로는 외국의 선진화된 자동차정비수리비 견적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지만 실제로는 보험개발원 AOS를 성토하는 자리였다.

◇ AOS에 대한 정비업계의 불만

AOS는 아래콤 온라인 시스템의 약자로 정비업체와 손보사 간의 사고접수, 수리비청구, 수리비지급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상에서 자유롭게 처리 및 확인할 수 있는 청구시스템이다. 국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손보사들이 보편적으로 쓰고 있다. 이들은 AOS 외에 다른 시스템을 보험금지급시스템과 연동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손보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AOS를 통해 수리비를 청구한다는 내용을 보험수가 계약서에 명기해 놓는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AOS 집계상 2012년 한 해 동안 정비공장이 청구한 건수는 약 318만건, 청구금액은 1조8848억원에 달한다.

정비업계의 주장은 AOS가 손보사의 입장에서 개발돼 공정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공임산정을 위한 표준작업시간이 만들어졌지만 보험개발원 산하의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자의적으로 선정했다는 시각이 강하다. 가장 논란점은 항목누락이나 중복정산 했을 경우 자동적으로 걸러지는 시스템 특성이다. 수리비 삭감요소를 입력함으로써 청구한 수리비를 일방적으로 삭감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는 것.

정비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자회사로 설립한 손해사정법인 또는 소속 손해사정사를 통해 유리하게 해석하고 갑의 입장에서 정비공장을 관리감독하고 있으므로 견적프로그램도 보험사의 수익창출을 위한 것”이라며 “판금시간을 임의로 책정해 버티와 샌딩작업은 몇 십년간 인정하지 않아 그동안 수천억원의 삭감된 금액은 정비업계에서 집단소송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또 AOS를 사용하지 않는 외산차딜러공장, 제작사직영정비공장, 버스·화물·특장차 전문공장, 이륜차수리점 등의 데이터는 집적되지 않아 유사차종을 통해 산정된다. 때문에 정비업계는 미첼, 아우다텍스 등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첼은 11만5000개의 차량과 약 800만개의 부품, 정비공장과 보험사,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연구 측정해 만들어 객관성이 높다는 게 정비업계의 통념이다.

◇ 미첼 등이 국내에 부적합한 이유

손보업계와 보험개발원은 정비업계가 AOS를 대체할 프로그램으로 꼽고 있는 미국의 미첼이 국내에선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일단은 국내 손보사 시스템과 호환되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상업무 전산시스템은 가입자 정보 및 회사의 영업비밀을 담고 있어 타 시스템과의 연동은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다”며 “보험개발원은 유관기관이고 공공기관에 준하는 정보보안을 받으며 애초에 AOS가 개발될 때 손보사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었기에 연동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시스템과 연동하기 위해선 손보사 시스템을 다 바꿔야 하고 가입자 정보 및 회사 기밀들이 유출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경쟁력의 격차도 크다. 미첼의 사용료가 보통 20~30만원대로 알려진 반면 AOS는 PC 대당 3만5000원(연간 약 20억원)이다. AOS는 처음 보급시기엔 무료였지만 이후 유료화 시키면서 정비업계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미첼의 경우 최근 구두상으로 9만원대까지 협상이 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래도 AOS보단 3배 가까이 비싸다”며 “국내에서는 일부 외산차업체만 사용할 뿐 보편화되지 않아 공통의 시스템으로써의 여건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미첼, 아우다텍스 등의 견적프로그램 설명회를 개최했다는 사실에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업체들의 상품설명회를 국토부가 개최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손보사, 정비업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국내용 시스템을 개발하자는 취지라면 몰라도 국가기관이 외국사들을 적극 선전하는 설명회를 연 것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자동차보험 적자가 낳은 폐해들

업계에서는 AOS 공정성 논란은 자동차보험 수리비 산정의 주도권을 둘러싼 분쟁이라는 해석이다. 표면적으로는 AOS의 결점과 편향성을 지적하지만 실제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골치 아픈 손보업계와 시장규모가 점차 줄어 경쟁이 심화된 정비업계의 밥그릇 다툼이라는 것.

예전만해도 정비업계에선 일반수리건이 보험수리건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카센터의 등장으로 일반수리건이 줄어들면서 보험수리건에 매달리기 시작했는데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적자로 수리비 지급심사를 강화하자 이 과정에서 충돌이 생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는 12개인데 반해 전국의 1~2급 정비공장은 4000여곳이 넘는다”며 “그 중 상당수가 중소형 및 영세정비업체인데, 이들이 보험수리건에 목맬수록 ‘을의 비극’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AOS 공정성 논란, 자차 정률제 반대시위 등 이런 문제의 본질은 결국 보험금 산정에 누가 더 힘을 쓸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이 계속 적자에 시달리고 군소 정비업체들의 난립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평행선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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