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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리더십, 깨알리더십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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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6-06 23:43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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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를 보면 시사토론 프로가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심지어 뉴스프로 조차도 전문가를 등장시켜 토론처럼 진행하기도 합니다.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따져볼 일이 많아졌고, 또한 최근의 북핵 사태 등 긴박한 여러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채널은 하루 온종일 시사토론이 이뤄지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그런 프로가 시사문제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고, 때로는 강의에 써먹을 유익한 내용도 있어서 즐겨 시청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부정적 인상과 회의(懷疑)를 느끼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지상파든 종편이든 보도전문채널이든, TV의 시사토론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이 과연 적합한 전문가인가 의심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경력을 보면 뻔한데 정치에서부터 경제, 사회, 문화, 심지어 국제문제에 이르기까지 도통한 팔방미인처럼 종횡무진(?)하는 것을 보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 더 꼼꼼하고 세밀하게

각설하고, 이글에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토론프로에 대한 부정적 인상과 회의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시사토론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논하면서, 너무 세세한 것까지 챙긴다거나, 깨알같이 적어서 지시하는 것을 비판하는 데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서입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스타일은 구체적인 각론까지 들어가 깨알 같은 지시를 쉬지 않고 쏟아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한 비서관은 “당 대표 시절에는 총론적 사항만 간결하게 지시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정책 분야에 대해 각론까지 파고들어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문사항을 내놓는다”고 했습니다. 리더십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TV의 시사토론이나 신문에서는 이런 박대통령의 리더십을 ‘꼼꼼리더십’, ‘깨알리더십’이라고 표현하며 부정적 뉘앙스로 평가합니다.

그런데 저는 생각을 달리합니다. 대학원에서 리더십을 연구했고 책도 내봤으며 리더십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한다면 ‘꼼꼼리더십’이나 ‘깨알리더십’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리더십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와 반대인 ‘통큰리더십’에 있습니다.

‘꼼꼼리더십’, ‘깨알리더십’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은 큰 방향과 줄기만 챙기고 나머지는 참모나 실무진이 하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창의력이 발휘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대통령이 큰 방향과 줄기만 챙기면 아래에서 다 알아서 꼼꼼히 챙기고 깨알같이 챙길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위에서 꼼꼼히 챙기고 깨알같이 챙겨도 아래로 가면 흐지부지 되고 마는 게 조직의 속성입니다.

역대 대통령을 돌아봐도 꼼꼼했던 분들이 우리기억에 일을 잘했던 것으로 남아있습니다. ‘꼼꼼리더십’의 원조를 따지자면 박정희 대통령입니다. 그분이 수첩에 꼼꼼히 기록하며 국정을 챙겼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부전여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 노래까지 직접 만들 정도였고, 그 바쁜 와중에도 현장을 누비며 문제점을 파악하고 실행상태를 점검했습니다. 그렇게 꼼꼼히 국정을 챙겼기에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 경제기적을 일으켰다고 믿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꼼꼼함도 막상막하입니다. 아마 그분이 젊은 나이에 대통령을 했더라면 그 꼼꼼함은 훨씬 더 많은 에피소드를 남겼을 것입니다.

최근에 차기 대통령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안철수닫기안철수기사 모아보기 국회의원은 어떻습니까? 그분이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한 사람이라는 것만 봐도 대충 그 기질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책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에는, ‘제대로 된 권한 위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관리자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현장감 있는 전문지식, 올바른 챙기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Passion for details’을 강조합니다. 세부적이고 꼼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 자신의 허술함을 돌아봐야

‘꼼꼼리더십’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리더가 꼼꼼하면 아랫사람들이 운신할 폭이 적어 소통이 경직된다”고. 운신의 폭이 왜 작아집니까? 왜 소통이 안 됩니까? 리더가 꼼꼼하면 아랫사람은 더 꼼꼼하면 됩니다. 더욱 디테일하게, 더욱 더 깨알같이 챙기면 됩니다. 그럴 자신이 없으니까 리더의 꼼꼼함이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아랫사람이 더 세부적으로 꿰뚫고 있다면 설령 리더가 꼼꼼히 지시를 하더라도 소신을 갖고 다른 의견을 낼 수가 있습니다. 그러지 못하니까 결국 리더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요, 리더십이 불만인 것입니다.

지금은 정보화시대요 마이크로 시대입니다. 꼼꼼하고 세밀함이 대세입니다. 일순간의 방심이나 작은 실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릅니다. 단 한 번의 사건?사고로 나라가 휘청할 수 있는 이 작은 나라에서 대통령이 통 크게 생각한다? 그건 일을 그르치는 지름길에 다름 아닙니다. 대통령의 체력과 정신력이 허용하는 한, 더 꼼꼼히 챙기고 더 깨알같이 지시해야 합니다. 그게 부담스런 참모나 부하라면 자신의 허술함을 돌아볼 일입니다.

대통령의 리더십뿐만이 아닙니다. 금융기관의 경영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전문적인 시사토론자들의 이야기에 현혹되지 말고 더 꼼꼼하게 깨알같이 챙겨야 합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위기에 처한 금융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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