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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방지법, 보험업계로 불똥 튀나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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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6-03 07:02 최종수정 : 2014-01-07 00:17

적용범위 유통업계 넘어 ‘금융서비스업’도 포함
보험사와 대리점, 서로가 갑이고 을이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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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사태로 국회에서 공정한 대리점 거래를 위한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이 발의됐는데 유통업계를 표적으로 한 이 법안이 보험대리점 계약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보험대리점협회는 이번 기회에 표준대리점계약서 사용을 제도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보험사들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에선 지난달 16일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일명 ‘남양유업사태 방지법(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발의됐다. 대리점 본사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 남용을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규제만으로 실효적으로 제재되지 않기 때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진보정의당)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대리점 계약에 표준계약서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대리점 본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또 대리점계약의 일방적 해지를 제한하고 대리점사업자단체에게 대리점 본사와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가장 특징적인 내용은 불공정행위가 발생한 경우 매출액의 3% 범위에서 과징금 부과와 대리점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손해의 3배 범위내의 징벌적손해배상이다.

◇ 표준계약서 법제화할 기회

쟁점은 이 법안의 적용범위가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업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대리점(GA)이 해당된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리점사업자단체인 보험대리점협회는 보험사와 거래조건을 협의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협회는 법안통과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보험대리점협회에 따르면 현재 대리점계약서는 각 사마다 양식이 다르다. 특히 중소GA들은 무리한 목표설정을 받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상대적인 페널티를 받거나 심한 경우 계약해지를 당한다. 계약에서도 독소조항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계약해지시 추가수수료(유지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조항이다.

대리점협회 관계자는 “회사별로 제각각인 위탁계약서로 인해 계약 중에 혼란이 많은데다 독소조항도 많다”며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되 불공정거래행위 원천금지조항을 명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공문 한 장 보내고 계약해지하는 경우는 자제하자는 것”이라며 “계약체결도 사전협의를 하듯이 계약해지 또한 사전협의를 통해 좋게 끝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보험대리점업계에선 위탁계약서에 ‘계약유지 최저기준’을 설정해놓고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을 임의대로 해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회사와 제휴(계약)관계 종료 후에는 어떠한 수수료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삽입해 유지수수료도 지급하지 않았다.

보험설계사에 대한 위촉계약은 표준화된 기준은 존재하지만 GA와 보험사가 맺는 위탁계약서는 표준화된 기준이 없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서 주장하는 GA들의 횡포도 일부 대형GA일뿐, 대다수 중소GA들에겐 꿈같은 얘기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상황은 소형GA들이 뭉쳐 지사형GA로 통합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 보험사들, 우리가 진짜 乙이다

보험사들은 자기들이 ‘갑’의 횡포에 시달리는 ‘을’이라고 주장한다. 대형GA들이 웬만한 보험사보다 설계사 수가 많은데다 영업실적의 큰 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과도한 요구까지 들어주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요즘 웬만큼 규모 있는 GA들은 회식비 및 워크숍 비용에다가 단체 해외여행 경비까지 감당하라고 떠민다”며 “심지어 보험사끼리 금액을 분산해 공동부담 하도록 하는 등 문제가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중소보험사들이 많이 당했다면 이젠 대형사들도 이 문제에서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손보사들도 GA들의 요구에 심한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보험사와 GA들이 서로가 ‘을’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보험대리점들이 M&A를 통해 급성장하고 또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대형GA와 중소GA간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진데서 기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GA들의 경우 보험사 GA사업부 담당자들에게 큰소리 칠 수 있는 ‘갑’이지만 중소GA들은 딴판이다”며 “문제는 이들에 대한 보험사의 대우도 너무 극명하게 갈리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심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A를 통해 설립된 대형GA들은 중소GA 시절에 받았던 ‘을’의 설움을 분풀이하듯이 보험사에게 쏟아내는 경우도 많아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남양유업 사태는 보험업계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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