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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에 맞는 공정거래규정 좀 알려줘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5-29 21:30 최종수정 : 2013-05-29 21:53

보험硏, 관련보고서 제작해 내달 쯤 발표 예정
당국, 협회의 ‘액션’보다 연구기관이 부담 덜해

보험연구원이 공정거래규정에 관한 연구보고서 제작에 나섰다. 보험사들이 공정위로부터 수차례 과징금을 받았지만 당국이나 협회차원에서 직접적인 ‘액션’이 없다보니 부담이 덜한 연구기관이 대응논리 개발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이 내달 중순에 공정거래규정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공정거래법상 담합과 이중규제 문제, 보험업에 적합한 공정거래규정 가이드라인의 필요성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로 구체적인 플롯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보험업계가 공정위와 수차례 부딪혔던 만큼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이슈”라고 말했다.

◇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

보험연구원의 이같은 계획은 최근 생보업계의 변액보험 수수료율 담합 문제로 몇 차례 얽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 비록 대대적인 세미나가 아닌 보고서 형태지만 업계의 요구사항 및 학문적 대응논리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한번쯤 짚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문제의 쟁점을 제공한 금융당국이나 보험업계 대변자라 할 수 있는 협회보다는 연구기관이 나서는 게 모양새가 낫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과 협회가 공정위에 뚜렷한 ‘액션’을 취하지 않다보니 누구하나 직접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연구기관이 학문적 입장에서 얘기하는 게 부담도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자는 대대적인 세미나가 아닌 보고서 수준에 그쳤다고 푸념할지도 모르겠지만 공정위를 괜히 자극할 필요는 없다”며 “넓게 보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니 간접적으로 어필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공정위와 십 수년째 지속된 악연

공정위와 보험업계의 악연은 최근 몇 년간 생보사와의 분쟁뿐만 아니라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손보사와도 몇 번 부딪혔다. 지난 2000년 자동차보험료 담합 등의 이유로 손보업계에 7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던 경우는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였음이 밝혀지면서 대법원에서 승소해 과징금 부과가 취소됐다.

하지만 7년 뒤인 2007년 일반보험료 담합 건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제도 때문에 꼼짝 못하고 과징금을 맞았다. 당시 동부화재, 대한화재(현 롯데손보), 한화손보 등 3개사가 자진신고한 것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던 것. 담합 혐의를 빠르고 명확하게 입증하는 방법은 자진신고를 통해 증거물을 입수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과징금 감면이라는 당근을 내세워 자진신고를 유도했는데 2011년 생보사들의 공시이율 및 예정이율 담합 건은 물론 지난 3월 변액보험 수수료율 담합도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감면해주고 감독당국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후속조치까지 해주겠다는 회유에 대형사들이 관련자료를 넘기면서 불거졌다.

◇ 담합 혹은 지도, 애매한 경계

공정위의 담합 판단기준은 2개 이상의 사업자간 계약, 협정, 결의 등과 같은 명시적 합의는 물론 암묵적인 인식 및 의도를 전달한 것 등의 묵시적 합의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그동안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제도개선 및 표준상품 개발을 논하기 위해 열었던 각종 회의관행들이 모두 담합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이런 논란이 있을 때마다 공정위는 “만난다는 것 자체가 담합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정부기관에 의한 행정지도는 법적효력이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금융감독의 기조를 보면 상품은 물론 건전성에 관련된 부분들도 표준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상품의 경우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담보나 상품을 일정기준에 맞춰 규격화하면 통계내고 관리하기 쉬우며 소비자들에게 어렵지도 않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감독당국은 보험상품 개발단계에서부터 민원요인을 없애려고 개입하는 형국”이라며 “이러다보면 각 사별로 비슷한 요율과 구조,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외부에서 보면 ‘묵시적 담합’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정부기관의 행정지도는 법적효력이 없다고 하나 당국 지도를 거부할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당국끼리 감독권을 조율하는 게 최상의 방안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보험업에 맞는 공정거래규정 가이드라인이라도 알려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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