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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아직도 적자터널서 허우적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5-19 20:53 최종수정 : 2013-06-04 16:03

3분기 기준 상장사 15개사 중 8개사 적자 기록
현대스위스 등 일부 대형사들 자본증자 불가피
서민금융 확대 동참 위해 “여신기준 제고 필요”

지난 3일 감독당국이 저축은행 관련 부처를 축소시키면서 약 3년간 이어졌던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상시구조조정 체계로 전환함에 따라 관련 조직을 축소한다”고 조직개편의 이유를 설명했다. 단, 저축은행의 성장력이 확보를 위한 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 1월부터 금감원은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관계자, 외부 전문가 등과 TF를 구성해 ‘저축은행별 경영 Best Practice’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 부실사태는 종료된 모양새지만, 살아남은 저축은행은 ‘고난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5일 각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대형저축은행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스위스저축은행 BIS비율이 -7%대를 기록, 추가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적자사태는 부동산 경기침체 및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등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서민금융기관으로 다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완화된 대손충당금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차 커지고 있다.

◇ 공시 저축은행 중 절반 적자…대형저축銀 전년동기比 적자폭 증가

15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Y2012 3분기(2012년 7월~ 2013년 3월) 누적 실적을 공시한 15곳의 저축은행 중 8곳이 누적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업계 1위사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약 4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나타냈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FY2012 3분기 3766억원의 누적 적자를 보였다. 계열사들도 최소 600억원 이상의 적자들을 나타냈다.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이 2016억원, 현대스위스3저축은행이 650억원, 현대스위스4저축은행이 825억원의 적자를 공시했다. 현대스위스 계열 저축은행들의 FY2012 3분기 총 누적 적자 규모는 7257억원이다.

그밖에 현대저축은행이 578억원, 푸른저축은행 117억원, 동부저축은행 77억원, 한울저축은행 44억원, 대백저축은행 29억원, 신민저축은행 21억원, 해솔저축은행이 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대로 HK(214억원)·골든브릿지(43억원)·스마트(11억원)·공평저축은행(1억원) 등은 누적 당기순익을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대형저축은행들의 당기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개선됐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계열사들의 적자는 1년만에 엄청난 수치로 급증했다. FY11 3분기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계열사들의 총 누적적자는 159억원이었다. 1년 만에 적자 폭이 4464.2%(7098억원) 늘어났다.

이뿐 아니라 푸른(541.9%)·동부(184.6%)·현대(40.9%)·HK저축은행(36.1%) 들도 당기순익이 감소했거나 적자폭이 커졌다. 반면 해솔(345억원 적자개선)·골든브릿지(18억원 증가)·스마트(8억원 증가)·공평(111억원 적자개선)·한울저축은행(26억원 적자개선) 등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경영실적이 개선돼 눈길을 끌었다.

◇ 부동산 시장침체 등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 기인

상장 저축은행들의 절반가량이 적자를 기록한 이유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 및 가계대출 연체율 부담 등 국내경기 회복부진에서 기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가 꼽힌다. 실제로 적지 않은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증가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FY2012 3분기 대손충당금은 3643억원으로 FY2011(2011년 7월~ 2012년 6월) 1939억원 보다 87.88%(1704억원) 급증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뿐 아니라 HK(2043억원)·해솔(1130억원)·한울(397억원)·동부(292억원)·대백저축은행(75억원) 등도 대손충당금이 늘어났다.

특히 동부저축은행은 FY11(179억원) 보다 63.69% 대손충당금이 늘어나 눈길을 끈다. 동부저축은행 측은 “회계연도 사이클상 3분기에는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나게 된다”며 “차주가 맡긴 담보물에 따라 여신 분류가 달라지는데 4분기 공매 등을 통해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동부·HK·현대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무수익여신 비중이 급증하거나 10% 이상을 기록했다. 무수익여신은 부실대출금과 부실지급보증금을 합친 개념으로 빌려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거나 어렵게 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대부분 NPL(Non Performing Loan)로 구분된다.

동부저축은행의 경우, 3분기 무수익여신비율이 7.51%로 FY11(1.83%) 대비 5.68%p 늘어났다. HK·현대저축은행도 각각 13.25%, 17.83%의 무수익여신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스마트저축은행은 인수한지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해 주목된다. 이는 가계대출 비율 급증 등 소규모 건전경영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스마트저축은행의 3분기 가계대출 비율은 전체 대출 중 50.56%를 차지 FY11(35.84%) 대비 14.72%p 증가했다. 그 결과 FY09 190억원까지 이르렀던 적자가 3년만에 흑자전환 됐다.

한편, 이번 3분기 실적발표로 인해 업계 1위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추가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3분기 현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BIS비율은 -7.20%다. 저축은행 현황을 비춰볼 때 추가적인 증자없이 자체적인 노력을 통한 실적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대주주인 日SBI그룹은 지난 2월 237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 BIS비율을 7%대로 맞춘바 있다. 3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보면, 불과 약 3개월만에 추가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월의 약 2배인 5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상증자를 실시할 방침”이라며 “금감원과 협의를 거쳐 최종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건호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도 “공시결과를 토대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20일 열리는 주총에서 오는 7월 사명변경을 결의한다. 따라서 오는 7월부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달고 계열사들도 이름을 변경한다.

◇ 정부, 서민금융 확대 방침…대손충당금 적립기준 변경도 고려해야

대손충당금 적립이 저축은행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차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요주의 및 고정여신으로 분류하는 일부 기준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2가지다. 요주의여신자산 분류기준 중 ‘금융기관 차입금이 연간 매출액을 초과하는 경우’, ‘3개월 이상 조업이 중단된 경우’ 등이 서민금융 확대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 기준으로는 연체 없이 이자를 성실하게 납부하는 차주들도 요주의 및 고정여신으로 분류, 금융사에게는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차주들 역시 대출만기 연장 거부 등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금융사에 대한 건전성 관리강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경기 및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는 서민계층과 거래가 잦은 금융사 특성에 맞도록 관련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담보가 충분하고 연체 없이 이자를 납입 중인 차주에 대해서는 정상여신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분류기준으로 볼 때 성실하게 이자 납입을 하는 차주도 정상여신 이하로 분류, 결국 차주에게 만기연장 거절 등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들에게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라고 지침한 만큼, 관련 기준 완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출구전략을 설정하고 금융사들에게 서민금융 확대를 권고해야 한다”며 “현재 당국은 리스크관리와 서민금융 확대를 동시 권고하고 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권고대로면 결국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설자리는 점진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한 당국의 지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FY12 3분기 공시 저축은행 당기순익 〉
                                                                 (단위 : 억원)
(자료 : DART)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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